“YMTC, 지정학적 이슈에도 400단까지 개발 가능···양산에는 물음표”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미국의 마이크론과 중국의 YMTC가 3차원(3D)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앞서나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낸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Bit) 숫자인 비트 밀도와 공정 성숙도 측면에서 양사가 삼성전자보다 뛰어나단 분석이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는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재료 컨퍼런스 ‘SMC 코리아 2023’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낸드의 경우 같은 면적에서 고용량을 구현하려면 단수가 높아야 하는데, 마이크론과 YMTC는 지난해부터 232단 제품을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236단 양산에 돌입했고, SK하이닉스는 상반기 내에 238단 낸드를 생산할 예정이다.
최 박사는 “YMTC가 232단을 빨리 만들 수 있었던 건 중간 96단과 176단 공정을 건너뛰었기 때문”이라며 “YMTC는 3D 낸드 시장에 진출한 이후 불과 4~5년 만에 리딩 컴퍼니가 될 정도로 기술이 앞서 있다. 엑스태킹(Xtacking)이라는 하이브리드 본딩의 기술 성숙도가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엑스태킹은 2개의 칩을 결합하는 이종집적을 활용해 제품 성능을 개선한 공정으로 1장의 웨이퍼 위에 셀을 쌓아 올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술과는 차이가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로직 분야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지만, 3D 낸드에서는 YMTC가 최초로 도입했다.
최 박사는 “YMTC가 첫 제품은 삼성의 구조를 그대로 본떠서 만들었는데, 32단, 64단, 128단, 232단은 모두 엑스태킹을 적용 중”이라며 “사실 엑스태킹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서 거들떠보지도 않은 기술이다. 웨이퍼 비용이 높기 때문에 고려를 안 했는데, 이제는 3사의 모든 로드맵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낸드를 300단 이상으로 높이 적층하려면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통해 반도체 밀도를 높여야 한단 점에서 엑스태킹 기술은 활용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차세대 제품에는 이 공정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모두 이미지 센서 공정에는 하이브리브 본딩 기술을 적용 중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7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빠른 시점에 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회사는 232단 제품 입출력 속도가 초당 2.4기가바이트(GB)로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최 박사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3D 낸드의 대표주자는 도시바 메모리와 삼성전자였다. 그런데 이제는 마이크론과 YMTC”라며 “YMTC는 미국과 지정학적 이슈 때문에 더 이상 개발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낸드는 D램과 달리 극자외선(EUV)을 적용하는 게 아니어서 현재 갖고 있는 설비만으로 향후 2세대는 더 개발할 수 있다. 양산에는 물음표가 있지만, 400단까지는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D 낸드는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향후 10년 이상 차세대 제품으로 확장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해결해야 하는 기술적 과제로는 하이브리브 본딩, 홀(구멍) 숫자 증가, 웨이퍼 변형 문제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