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흑자전환···올해 매출 목표 2000억
2022년 이후 상장 계획 발표한 바 있어 상장 '기대감'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지난해 흑자전환을 성공한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 현대로보틱스가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협동로봇 분야 1위 업체인 두산로보틱스가 상장을 공식화한 데다 정부의 로봇 관련 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로봇 산업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여 올해가 IPO 적기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로봇 규제 해제에 투자 확대 전망···자금확보 적기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로봇사업에 대한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현대로보틱스·두산로보틱스 등 로봇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촉진될 전망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일 열린 제3회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첨단로봇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모빌리티(Mobility) ▲안전 ▲협업·보조 ▲인프라 등 4대 핵심분야를 중심으로 로봇산업 성장 생태계 구축을 촉진하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규제 완화 정책을 통해 서비스 로봇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로봇이 배달·순찰 등 일상 생활에 투입돼 인간 활동 보조·대체자로서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이에 산업용 로봇을 포함해 서비스 로봇 분야를 공략하는 현대로보틱스가 올해는 IPO를 추진할 수 있지 않겠냐는 시장의 기대감이 감지된다. 지난 1월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 소식으로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높아진 데다 정부의 규제 혁파 소식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리는 지금이 상장 적기라는 분석이다.
◇높아진 기업가치···경쟁자 두산로보틱스 상장 영향 받나
대외적 상황과 함께 현대로보틱스 내부 상황에도 훈풍이 분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06억원을 달성,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매출은 1807억원으로 전년(1893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현대로보틱스는 실적 개선세를 이어나가 올해는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올해 목표 매출액은 200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며 "서비스로봇은 올해 초 미주와 유럽에 판매 인증을 받아 본격적인 판매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보틱스는 방역과 서빙로봇 연구 개발을 지속해 기술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경쟁사 두산로보틱스 상장 소식도 현대로보틱스 상장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을 통해 로봇사업 자금을 마련, 후발주자들과 격차를 벌리겠다는 계획이다.
실적 면에서 현대로보틱스가 두산로보틱스를 앞선다는 점에서 IPO 시 더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매출을 살펴보면 2021년 370억원, 2022년 450억원으로 현대로보틱스에 비해 규모가 작다. 규모가 줄고 있긴 하지만 영업손익도 지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실적에도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조 단위를 넘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내 상장사 중 '로봇 대장주'로 꼽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3일 종가 기준으로 1조7125억원에 형성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매출이 두산로보틱스의 4분의 1 수준인 100억원 대라는 점을 감안한 데 따른 예측이다. 이같은 추산 방식을 적용하면 현대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4조원을 넘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