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과장 광고 측면···GOS 논란과 같은 맥락”
삼성전자 “내부 테스트는 같은 결과 나와”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 2022년형 TV 신제품인 네오 QLED ‘QN95B’와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S95B’ 벤치마크(성능 평가)에서 밝기 알고리즘을 조작했단 의혹에 삼성전자가 반발했다. ‘갤럭시S22’ 시리즈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에 이어 TV 벤치마크 조작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소비자 신뢰가 흔들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의혹이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덴마크 TV전문지 플랫패널HD는 삼성전자 QN95B와 S95B 제품의 화면 밝기를 측정해 표준 값인 10% 화면에서는 휘도가 우수하지만 퍼센트를 다르게 설정하면 수치가 확연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달 초 벤치마크 테스트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화면의 10분의 1만 흰색으로 설정해 밝기를 측정하는 벤치마크 테스트 표준값을 겨냥한 조작했단 주장이다.
삼성전자가 TV 성능을 과장하기 위해 표준 값인 10% 화면의 밝기 수치를 인위적으로 조정했다고 의혹을 제기헀다. 플랫패널HD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QN95B 모델의 경우 10% 화면에서는 밝기가 최대 2323니트이지만, 9%에서는 1288니트로 감소한다고 지적했다. 설정값 차이는 1%포인트이지만, 밝기는 약 45% 떨어지는 셈이다.
이 매체는 “다른 설정이 동일한 9% 환경에서 TV 실제 밝기를 확인할 수 있다”며 “이는 고의적인 치팅(부정행위)이며 리뷰어를 속이기 위한 조직적인 행위”라고 꼬집었다.
국내 시민단체도 비판에 가세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최근 성명을 통해 “소비자가 고가형 TV인 두 모델을 실사용하면 벤치마크에서 보여준 성능을 기대할 수 없단 것을 의미한다”며 “동일한 치팅 알고리즘이 내장돼 있을 수 있는 다른 TV 모델들에 대한 삼성전자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GOS 논란으로 재발 방지를 약속한 삼성전자가 또 다시 TV 성능 조작 의혹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비판의 소지가 더 크단 지적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TV 성능 조작 의혹은 과장 광고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GOS 논란과 같은 맥락”이라며 “GOS 사태에 이어 삼성전자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TV 신제품 성능이 그렇게 떨어지는 편이 아닌데도 벤치마크 디폴트값인 10% 환경에서 더 좋은 값이 나오도록 조정을 했다”며 “LG전자의 OLED TV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TV 성능 조작 의혹을 일축했다. 플랫패널HD는 삼성전자가 일관된 밝기를 보장하기 위해 S95B 모델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완료했고 QN95B 모델도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단 입장이다.
이와 관련 캐나다 IT리뷰매체 알팅스도 “삼성전자 일부 TV는 리뷰를 위한 테스트에서 출력을 조정한다는 우려가 있다”며 “밝기나 톤 매핑은 창 크기(흰색 비율)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없다”고 실험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