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장 안 좋은데 차세대 TV 결정 안 돼
LCD 라인 중소형 OLED 전환 가속도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수율 개선과 삼성전자 TV 출시 확대에도 증설에 소극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 대신 중소형 OLED에 투자를 집중한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패널은 투자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 이 가운데 QD 라인 수율은 최근 70%를 넘어섰고 삼성전자는 QD-OLED TV 출시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위크 2022'에서 선보인 QD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증설 열쇠’ 쥐고 있는 삼성전자

QD-OLED 증설은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 사업부의 전략 판단에 달렸단 분석이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TV 라인업이 액정표시장치(LCD) 일변도여서 차세대 제품 육성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차세대 주력 TV 자리를 QD-OLED에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화이트 OLED(WOLED) 패널 공급 협상중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QD-OLED와 또 다른 차세대 패널 후보인 퀀텀 나노 발광다이오드(QNED)는 같은 QD 디스플레이지만, 공정이 완전히 다르다. 어떤 제품을 차세대로 삼을 건지 결정돼야 증설 결론을 낼 수 있다”며 “QD-OLED TV의 미국 초기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제품인 만큼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설을 한다면 어떤 부지를 Q2 라인으로 활용할지도 검토해야 한다. LCD 라인인 L8-2 공장이 IT용 OLED 8.5세대로 전환된다면 Q2 라인으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공장이었던 L8-1 라인에 QD 디스플레이 전용 Q1 라인을 조성해 8.5세대 원장 기준 월 3만장을 생산하고 있다. Q2 라인이 들어선다면 L8-2 라인 부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지만, 이곳에는 8.5세대 중소형 OLED 공장이 들어설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6세대·8.5세대·폴더블 등 중소형 OLED 생산력 확대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 대신 중소형 OLED에 투자를 집중한다. 최근 LCD 라인인 L7-2 공장을 6세대 OLED 라인으로 전환했다. 본격 가동 시점은 오는 4분기로 기판 기준 월 5000장 정도의 생산량이 추가된 이후 내년에 1만5000장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추후 추가 투자를 통해 월 3만장까지 늘릴 전망이다.

L8-2 라인도 8.5세대 OLED 공장으로 전환해 중소형 패널을 양산할 계획이다. 오는 2024년 OLED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 아이패드와 맥북 등을 겨냥한 투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8.5세대 투자가 처음인 만큼 장비 개발과 시험 가동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라인 램프업(생산력 증대)에 통상 3~6개월 정도가 소요되지만, 8.5세대 증산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단 관측이다. 생산량도 기판 기준 월 3만장 정도를 계획했지만, 시험 가동을 통해 1만5000장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박닌 공장 폴더블 패널 라인도 확장하고 있다. 오는 하반기에 증설이 마무리되면 폴더블폰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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