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포화상태인 가운데 신규 공항 등장으로 슬롯 숨통 트일 것
제주노선 대부분인 지방공항 활성화도 기대
환경부·시민단체 반발로 공항 추진 계획 백지화 우려도

/ 사진=정승아 디자이너
윤석열 당선인이 제주 2공항을 추진키로 하면서 LCC 업계의 제주노선 확대가 기대된다. / 사진=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윤석열 당선인이 제주 2공항 건설 추진을 약속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제주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추가 노선 확보가 쉽지 않은 가운데, 신규 공항이 지어지면 제주 노선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또한 후발주자인 신규 LCC의 경우 제주공항 슬롯(특정 시간대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시간대의 슬롯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제주 2공항이 들어서면 제주 노선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공약으로 제주 제2공항의 조속한 추진과 관광사업 활성화를 강조했다.

제주 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에 부지 545만6437㎡에 여객터미널 16만7380㎡, 활주로 3200x45m, 평행유도로 3200x23m, 계류장 44개소 등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5조1278억원으로 예정됐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에 제2공항을 개항한 후 10년 동안 국내선 전용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후 2단계에선 여건 변화를 고려하면서 국제선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제선 수용시기는 2055년으로, 이때 제2공항에선 제주 국내선의 47.81%, 국제선 56.67%를 담당하기로 잠정 계획했다.

윤 당선인이 제주 2공항 건설을 적극 추진할 경우, LCC 업계에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주 노선은 국내선 중 가장 수요가 많은 곳으로, 사실상 국내선 여객 대다수가 집중된 노선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노선 이용객은 약 2574만명으로 전체 국내선 이용객(3338만명)의 77%를 차지했다. 제주노선은 코로나19 이전에도 국내선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하며 국내선 수요를 사실상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수많은 항공사들이 제주 노선에 몰리기 때문에, 제주공항 슬롯은 이미 오래전 부터 포화상태다. 이에 따라 신규 LCC의 경우 제주노선에 취항할 때 기존 항공사 대비 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시간대가 한정적이다. 일명 프라임 시간대로 알려진 오전 7~10시, 오후 6~10시대의 슬롯의 경우 이미 꽉 차, 이용률이 떨어지는 새벽이나 낮 시간대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반면 윤 당선인 공약대로 신규 공항이 생길 경우 새로 제주 노선 슬롯을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부산, 청주, 양양 등 김포·인천이 아닌 지방공항에서 출발하는 제주 노선 항공편이 늘어나며 신규 LCC들이 혜택을 보게 될 전망이다.

현재 플라이강원은 양양, 에어로케이는 청주 공항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청주공항에서 출발한 국내선은 제주 노선 한 곳으로 131만명이 활용했다. 양양공항은 전체 국내선 이용객(10만2344명) 중 약 62%가 제주 노선을 이용했다.

신규 LCC 뿐 아니라 기존 LCC들도 제주 2공항 추진을 반기는 모습이다.

LCC 관계자는 “신규 공항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공항 용량이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항공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김포·인천을 제외한 지방공항의 경우 대부분 도착점이 제주도이기 때문에 제주 신공항으로 인해 지방공항이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주 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아 추진이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제주 2공항 반대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사업 절차적 문제, 환경적 문제, 수용성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또한 환경부도 앞서 조류 충돌 및 서식지 보호, 항공기 소음 문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가치 등을 이유로 사업을 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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