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치 제품 생산 시 생산비용 급증
8K 해상도 구현은 더 어려워
LED 칩 사이즈 줄이는 게 관건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TV를 앞세워 B2C 시장 문을 두드린다. 첫 제품으로 110인치 TV를 내놓은 가운데 90인치 이하 크기의 더 작은 제품을 상품화하기 위해선 높은 생산 비용의 벽을 넘어야 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새해를 기점으로 마이크로LED 생산 방식을 주문 제작이 아닌 양산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전체 생산 물량 규모는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새해 초 양산을 시작할 110인치 마이크로LED TV 양산 공정에서 다양한 전사 방식을 두고 수율이 더 잘 나오는 공정을 검토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110인치는 물론 100인치 이하 제품도 양산 기술을 확보한 상태며, 시장 수요를 종합적으로 따져 상품화한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B2C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향후 점차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LED TV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100인치 이하 제품을 통해 초고가 가정용 시장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릴 것이란 예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마이크로LED TV 신제품이 98인치 QLED TV보다 더 많이 팔릴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중”이라면서 “하이테크 및 초고가에 대한 틈새 수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다만 더 작은 크기의 TV를 만들기 위해선 마이크로LED 생산 비용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는 기존 LCD와 달리 초소형 LED 자체를 화소로 쓰는 기술이다. 이 때문에 전체 디스플레이 크기가 작아질수록 LED 소자 간 간격이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공정 선폭 자체가 더욱 미세해지고 LED를 옮겨 심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생산 비용, 또 불량 화소의 검사 및 수리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약 8인치 모듈 200여개를 결합해 4K급 해상도를 구현한 110인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RGB를 표현하는 LED가 약 2400만개 들어간다. 전자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이번에 공개한 110인치 4K급 마이크로LED TV에 탑재된 칩 사이즈를 기존 8K 146인치 더월에 탑재된 칩 사이즈 대비 약 25%이상 줄였다는 추정이 나온다. 소자 간 간격 수준도 달라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90, 80, 70인대 제품을 양산할 경우 기존보다 소자 사이 간격은 더 좁아질 전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110인치 제품의 양산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을 두고 100인치 제품도 기술적인 측면에선 충분히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다만 관건은 높은 생산비용이다. 110인치 제품에 탑재된 것과 같은 크기의 LED를 그대로 활용할 경우 70~90인치대 제품의 생산 비용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초 CES를 통해 75, 88, 93, 110인치로 구성된 마이크로LED TV 제품군을 공개한 바 있다.
문대규 순천향대 교수는 “110인치 제품에 들어간 LED 칩 사이즈를 그대로 활용해서 70인치대 제품을 만들게 되면 소자 간 간격이 더 좁아지고 촘촘하게 칩을 구현해야 한다. 생산 측면에선 기술적으로 구현을 가능하겠지만 생산 비용이 크게 올라가는 점이 문제가 될 것"이라며 "더 작은 패널을 만들기 때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선 LED 칩 사이즈를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QLED TV를 필두로 시장을 개척 중인 8K 해상도를 구현할 경우 생산비용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8K 해상도 픽셀 수는 4K 대비 4배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가 4K에서 8K 해상도로 상향될 때 공정 생산비용과 LED 소비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오는 2026년에도 마이크로LED TV 시장은 총 2억2800만달러 규모를 형성하면서, 전체 TV 시장에서 1% 비중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LED 공급사들이 픽셀 단위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칩 크기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대만 플레이니트라이드와 에피스타 등 LED 업체를 부품 공급망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플레이니트라이드는 앞으로 5년간 마이크로LED 생산 비용을 95%까지 낮춘다는 목표로 새해 추가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투자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