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큰 손’ 화웨이 잃고 고객사 물색 속도
샤오미·오포·비보는 플렉시블 OLED 수요 적어
올해는 아이폰12 패널 공급 실기
새해 리퍼브 물량·아이폰13 패널 공급 시도

아이폰12 프로 이미지 /자료=애플 홈페이지
아이폰12 프로 이미지 /자료=애플 홈페이지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올해 아이폰12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에 실패한 중국 BOE가 새해 초 다시 추가 공급의 문을 두드린다. BOE는 올 상반기 OLED 사업에서 두드러지는 매출 성과를 거뒀지만 하반기 들어 '큰 손' 화웨이 물량이 크게 줄면서 새로운 거래선 확보에 다급하다. BOE가 경쟁사 대비 부품 단가를 낮춰 더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BOE는 올해 애플에 아이폰12 시리즈용 패널 공급에 실패했다. 상반기 다시 아이폰 디스플레이 공급을 목표로 현재 담당 개발팀이 품질 개선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BOE가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애플에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제품 품질 평가를 요청했지만 사실상 연내 공급은 희박한 상황으로 파악된다"면서 “새해 초 BOE가 품질이 개선된 샘플을 제출하면서 품질 평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2 시리즈의 대량 생산은 내년 초에 끝나겠지만 그 후 필요한 리퍼브나 비축용 제품 패널 수요를 노릴 것" 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통상 6~7월 중 패널 업체의 제품 품질과 생산라인 승인 작업을 진행하고 신모델 초도 물량을 주문한다. BOE는 올해 상반기 이어 하반기 애플에 패널 공급을 추가로 시도했으나 수율 문제로 인해 생산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2시리즈에 탑재되는 패널을 나눠 공급했다. 올해 아이폰12시리즈용 OLED 출하량은 약 7500만~8000만대 규모로, 지난해 대비 30%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새해 상반기는 BOE OLED 사업에 중대 기로가 될 전망이다. 그간 BOE OLED 매출의 약 90%를 책임졌던 화웨이는 스마트폰 생산에 큰 차질을 겪고 중저가 브랜드인 아너까지 매각한 상태다. 화웨이 수요를 대신할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은 액정표시장치(LCD)나 리지드 OLED 패널을 주로 채택한다. BOE는 플렉시블 OLED에 주력해 수혜를 입기 어렵다. BOE는 대형사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새해 상반기 스마트폰 비수기를 버티게 됐다. 애플의 추가 생산 물량을 중심으로 공급 이력을 쌓는 것이 절실해졌다는 분석이다.

BOE는 새해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3 시리즈용 패널 공급도 다시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별도 개발 팀을 꾸려 기술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애플이 아이폰에 탑재될 디스플레이 패널을 올해 3종에서 내년 4종으로 늘릴 것으로 관측한다. 이 가운데 2종은 저온폴리옥사이드(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LTPO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 처음 적용한 기술로, 저전력이 강점이다. 이미 관련 설비를 갖추고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 패널을 공급한 삼성디스플레이의 공급이 유리하다. 

나머지 OLED 디스플레이 2종의 경우 삼성‧LG디스플레이, BOE 등 3사가 나눠 공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BOE는 새해 상반기 중 신제품용 패널 개발에 집중하고 애플에 품질 평가와 생산 승인을 요청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애플로부터 개발 과제를 받은 업체는 삼성‧LG디스플레이와, BOE 3사로 파악된다. BOE 역시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면서 양산 승인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새해 상반기까지는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주춤한 상황이라 BOE가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같은 선두업체에 경쟁사 대비 낮은 단가를 앞세워 공급을 계속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OE가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패널 공급선에 진입하면 국내 패널 업체는 단가 인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BOE는 경쟁사 대비 가격을 낮춰 완제품 기업에 제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 BOE는 삼성전자에도 OLED 공급을 다시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주로 리퍼브 물량이나 하반기 신모델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보급형 갤럭시A 시리즈에 주로 탑재하는 리지드 OLED의 경우 BOE는 제조 설비가 부족해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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