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노조 “고용불안 해소위해 노사정 협의체 구성해야”
KCGI “법률상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첫날부터 반대 의견들에 맞닥뜨렸다. 이같은 상황은 향후 대한항공의 인수 행보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을 비롯한 양사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양사 노동자들의 의견이 배제된 일방적인 인수합병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동종 업계 인수는 중복인력 발생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으며, 항공산업 전반으로 확산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양사 합병이 고용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항공시장 재편에 따른 노동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요구한다”며 “정부 관계자와 산업은행은 양사 노동조합에 이에 대한 입장을 전달 바란다”고 덧붙였다. 합병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근로자들의 의견도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진칼 주주로서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KCGI 역시 즉각 반대의 뜻을 내놨다.
KCGI 측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한 이후 “조원태 회장의 시도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일반주주 및 임직원들의 이해관계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주주 전체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실권이 생기면 산업은행에 배정하는 방식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원태 회장 사적이익을 위해 국민혈세 및 주주와 임직원을 희생시키는 이런 시도에 대해 KCGI는 법률상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이를 저지할 것”이라며 법적대응을 시사했다.
이처럼 이해관계인들의 반대 입장이 잇따르면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시작부터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인수가 완료되면 대한민국 항공역사상 사실상 첫 글로벌 항공사가 탄생하지만, 구조조정 등 극복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본격화···성공하면 ‘글로벌 항공사’ 입문
- 여전히 말 많은 ‘아시아나 빅딜’···한진 ‘특혜시비’, 산은 ‘최대수혜’
- 산은의 8000억원 출자 소식에 한진칼 주가 ‘출렁’
- 한진칼, 산은 8000억원 투자받아 아시아나 인수 나선다
- ‘대한항공+아시아나’ 공룡항공사 탄생 예고···독과점·주주반발 ‘가시밭길’
- 아시아나 인수, ‘왜’ 대한항공 아닌 한진칼···항공 동맹 의식했나?
- 회생불가 회사가 구조조정 없다?···아시아나 인수 놓고 ‘자가당착’ 빠진 정부
- 조원태 한진 회장 “아시아나 인수 후, 구조조정도 차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