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 수요 공략 '인폴딩' 모델, 높은 가격대로 대중화 발목
삼성전자, 내년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군 확대...'라이트' 모델 등 후속작 준비 전망
올해 팔린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중 위아래로 접는 '클램쉘' 모델 비중이 과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클램쉘 폴더블 스마트폰이 대화면 수요를 노리는 인폴딩 모델 보다 낮은 가격대와 생산 이점 덕분에 수요와 공급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내년을 기점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스마트폰 업계는 폴더블 스마트폰 가격대를 낮추기 위해 생산 원가를 줄이기 위한 시도를 지속할 전망이다.
16일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패널 시장에서 클램쉘 스마트폰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출하된 패널들이 전부 완제품으로 만들어질 경우 전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5대 중 3대는 클램쉘 모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DSCC는 “클램쉘 폴더블 스마트폰 모델이 가격대가 낮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화웨이가 인폴딩 모델인 메이트X2를 앞세우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클램쉘 점유율이 예상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로스 영 DSCC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 여파로 연내 메이트X2 출시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현재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위아래로 접는 클램쉘 디자인과 좌우로 여닫는 인폴딩 모델이 주도하고 있다. 클램쉘 모델의 경우 휴대성을, 인폴딩 모델의 경우 대화면 수요를 공략한다. 화면을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모델의 경우 지난해 출시된 화웨이 메이트X와 로욜의 플렉스파이 등이 대표적이나 올해 신규 출시된 아웃폴딩 신제품은 없었다.
특히 DSCC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격대가 올해 모델별 판매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100만원대 가격을 갖춘 갤럭시Z플립(165만원) 판매 실적이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갤럭시Z폴드2(239만 8000원), 모토로라 레이저, 갤Z플립 5G 등이 뒤를 이을 것이란 관측이다.
클램쉘 모델과 인폴딩 모델의 가격 차이는 디스플레이 패널과 같은 핵심 부품 사양에서 비롯된다. 우선 대화면 수요를 노리는 인폴딩 모델의 디스플레이 크기가 클램쉘 모델 대비 더 커 패널 가격이 높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의 메인 디스플레이 크기는 7.3인치, 갤럭시Z플드2는 7.6인치로, 갤럭시Z플립(6.7인치) 보다 최대 0.9인치가 더 크다. 모토로라 레이저의 메인 디스플레이 크기 역시 6.2인치 수준에 그친다. 이에 일각에선 패널 크기가 더 작은 클램쉘 모델이 인폴딩 모델보다 생산 측면의 이점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로축을 접는 클램쉘 모델은 세로축을 기준으로 여닫는 인폴딩 모델 대비 접는 구간도 더 짧기 때문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클램쉘 폴더블 스마트폰용 패널 평균판매가격(ASP)는 인폴딩 모델 대비 40~60%가량 가격대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모델별로 차이가 있으나 클램쉘이 120~130달러 내외로 가격을 형성한 반면 인폴딩의 경우 100달러 후반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 스마트폰 가격대를 더 낮출 것으로 본다.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 역시 양산 수율을 높이고 대량 양산 채비를 하면서 생산원가를 줄여나갈 방침이다. 커버윈도우 소재로 채용되는 핵심 부품 초박형 강화유리(UTG) 등의 공급망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역시 올 들어 국내 UTG 가공 협력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협력사는 삼성전자에 가공된 UTG 샘플을 보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내년 폴더블 스마트폰 선두는 삼성전자가 이어갈 가능성이 유력하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 여파로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2022년 이후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GSM아레나 등 일부 외신은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 갤럭시Z플드 라이트(가칭) 등 전작 대비 가격을 낮춘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갤럭시Z폴드2와 달리 투명PI를 커버윈도우로 채용해 제품 가격을 낮춘 모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라이트' 모델과 같은 플래그십 후속작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군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까진 양산 수율이나 생산 원가가 높은 디스플레이 패널 역시 가격대를 낮춰야 전반적인 완제품 가격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