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연말 폴더블 PC ‘씽크패드 X1 폴드’ 출시…LGD OLED 탑재
삼성전자, 13~15인치 디스플레이 폴더블 IT 기기 개발 중···S펜 적용 여부 주목
지난해 시작된 ‘폴더블’ 열풍이 올 연말 노트북과 태블릿까지 옮겨 붙었다. 중국 레노버가 세계 최초 폴더블 PC를 출시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제조사도 10인치 이상 화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야하는 문제가 있어 태블릿과 노트북 폴더블 대중화까진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출시를 목표로 펼쳤을 때 13~15인치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IT 제품을 개발 중이다. 디스플레이 크기만 보면 노트북 모니터 수준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넘어 전반적인 IT 제품까지 폴더블 디자인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13~15인치 수준의 폴더블 IT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폴더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S펜 탑재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경도와 내구성이 충분히 따라줘야 갤럭시 탭 시리즈의 특장점인 S펜을 적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출시한 갤럭시폴드과 갤럭시Z폴드2에도 모두 S펜을 탑재하지 못 했다. 펜을 화면에 떨어뜨리거나 찍을 때 발생하는 내구성 손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인치 이상 화면의 폴더블 기기는 중국 레노버가 한발 앞섰다. 레노버는 올초 CES 2020을 통해 화면을 구부려 접을 수 있는 폴더블 PC ‘씽크패드 X1 폴드’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중국 SNS 웨이보를 통해 씽크패드 X1폴드를 조만간 출시한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엔 내달 이후 출시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레노버의 신제품은 펼치면 태블릿, 접으면 노트북으로 쓸 수 있는 폴더블 PC다. 신제품은 화면을 펼치면 13.3인치, 90도로 접으면 9.6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화면을 90도로 접을 경우 하단 디스플레이를 키보드로 활용할 수 있고, 화면을 펼친 경우 블루투스 미니 키보드를 연결하면 13.3인치 디스플레이를 모니터처럼 쓸 수 있다. 디스플레이 곡률은 3R로, 갤럭시폴드 시리즈의 곡률인 1.5R보다 살짝 덜 접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신제품은 LG디스플레이의 13.3인치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부터 해당 모델에 탑재될 폴더블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 양사는 2년 이상 폴더블 PC를 공동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품은 펼칠 경우 태블릿처럼 쓸 수 있지만 사양은 노트북에 가깝다. 무게는 1kg 내외로 LG전자 그램 시리즈와 비슷하고 500~600g에 그치는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보다는 무거운 수준이다. 가격은 약 1만7000위안(약29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업계 최초로 폴더블 폼팩터를 적용한 신형 노트북 수요를 노리는 제품을 분석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레노버의 폴더블 노트북은 팔려고 출시한 제품이라기 전에 없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전략 상품으로 봐야 한다"면서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한 신제품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내년을 기점으로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이나 노트북 등 여타 기기에 다양한 폼팩터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신규 수요가 아닌 정체수요로 시장 규모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판매를 이끌어낼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10인치 이상의 대화면 폴더블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생산 원가를 낮추는 것은 물론 전반적인 내구성을 높여야 하는 기술적 문제가 있어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폴더블 제품을 양산한다고 해도 본격적인 시장은 내후년에서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높은 가격대를 내리는 것이 급선무가 될 것"이라면서 "태블릿의 경우 시장 성장이 다소 정체된 상태라 제조업체 입장에선 폴더블 디자인을 도입하기 위해선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