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과 JR글로벌리츠 IPO 공동주관···금융당국 부동산 규제에 공모리츠 추가 출시 유력
2011년 우리종합기술 상장 이후 10년만에 IPO 주관
종금 라이선스 만료 후 기업대상 IPO업무 부활하나 관심↑

메리츠증권이 공모리츠 상장을 통해 10년 만에 IPO업무를 재개한다.

메리츠증권은 2000년대 초반 국내 최초로 공모리츠를 출시한 이후 IPO분야에서 입지를 확대했다. 그러나 2010년 메리츠종금과 합병하며 부동산금융 전문 증권사로 전환, 국내 3위 증권사로 도약했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규제를 강화하자 메리츠증권은 새 활로를 찾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공모리츠 출시를 준비하면서 2000년대 초반처럼 IPO사업도 본격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메리츠증권, 공모리츠 상장주관 재개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KB증권과 함께 올해 5월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JR글로벌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JR글로벌리츠)의 상장주관을 맡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IPO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1년 한국종합기술 상장주관 이후 10년 만이다. JR글로벌리츠는 JR투자운용이 국내 최초 글로벌 공모리츠다. JR글로벌리츠는 벨기에 브뤼셀 오피스빌딩인 파이낸스타워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JR글로벌리츠 자회사인 사모리츠 ‘JR제26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JR제26호리츠)’가 직접 빌딩을 보유하고 있는 모자(母子)리츠 구조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말 JR투자운용, AIP자산운용 등과 손잡고 JR제26호리츠를 설립했고 이를 이용해 파이낸스타워를 약 14억유로(약 1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JR글로벌리츠가 코스피에 상장하게 되면 공모자금으로 메리츠증권이 JR제26호리츠에 투자한 지분을 되사주는 형태다.

메리츠증권으로서는 이번 JR글로벌리츠 상장으로 상장주관 수수료와 투자차익을 모두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다.

JR글로벌리츠 상장 준비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JR글로벌리츠는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인가를 받았다. 이보다 앞서 JR제26호리츠 역시 국토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상태다.

메리츠증권이 IPO시장 가운데 공모리츠에 다시 발을 들인 것은 2000년대 초반 이후 근 20년 만이다. 2000년대 초반 당시 메리츠증권은 국내에서 공모리츠 상장을 주도했던 증권사였다.

메리츠증권은 2002년 1월30일 국내 최초 공모리츠인 ‘교보-메리츠 CR 리츠’를 상장시켰고 이후 코크렙 CR리츠 1,2,3호등을 선보이며 국내 최고의 리츠 전문 증권사로서 이름을 날렸다.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리츠 시장이 쇠퇴기를 격으면서 메리츠증권을 포함한 국내 증권사들은 공모리츠사업을 접고 사실상 휴지기에 들어갔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10년 만에 상장주관, IPO사업 재개될까

2000년대 초반 메리츠증권은 공모리츠를 통해 쌓은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IPO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콜마와 세종공업, 마니커, 태경화학 등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는 회사들의 주관사를 맡으며 메리츠증권은 이전상장에 특화된 증권사로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 이후 2009년에는 조선기자재업체인 해덕신기(해덕파워웨이), 2010년에는 외국기업 웨이포트의 상장주관을 맡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의 마지막 IPO업무는 2011년 4월28일 상장한 한진중공업 계열사 한국종합기술의 상장주관이다.

이후 메리츠증권은 IPO관련 업무에 대해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관련 사업을 포기했다. 상장주관은 물론 단순인수 및 모집주선 거래조차도 없었다. 대신 2010년 메리츠종금과 합병으로 얻는 종금 라이선스를 활용해 부동산금융에 집중했다.

그러나 2020년 4월 종금라이센스 만료와 금융당국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메리츠증권은 현재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2021년 7월까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우발채무) 규모한도를 자기자본의 100%내로 제한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말 기준 채무보증 약정잔고가 5조원대로 자기자본의 140%에 이른다.

메리츠증권이 JR글로벌리츠에 이어 추가 공모리츠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글로벌 리츠 랩어카운트 서비스인 '메리츠글로벌리츠랩'도 출시했다.

메리츠증권이 글로벌 공모리츠 상품을 계속 출시하게 된다면 IPO시장에서 메리츠증권의 상장주관 업무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메리츠증권이 2000년대 초반처럼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IPO주관 업무를 재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IPO주관 업무는 당장의 수수료 수익 외에도 기업과 장기적 기업금융(IB) 거래관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2011년 상장한 한국종합기술이 2017년 종업원 지주회사로 독립할 당시 메리츠증권은 한국종합기술 우리사주조합에 30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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