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비전 하모니' 국내 출시···LG 4K OLED 디스플레이에 뱅앤올룹슨 스피커 결합
77인치 3130만원, 65인치 2410만원

“TV를 켰을 땐 영상을 보지만, TV를 껐을 땐 디자인을 보게 된다. 제품에 대한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외형 변화가 가장 느릴 것 같았던 TV 시장에서도 변화가 시작됐다.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스피커 패널을 열면 TV로, 닫으면 오디오로 쓸 수 있는 신형 TV '베오비전 하모니'를 출시했다.  

13일 뱅앤올룹슨은 서울 압구정 본점에서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베오비전 하모니’를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신제품 디자인은 데이비드 루이스 디자이너스 그룹의 톨슨 벨루어 수석 디자이너가 맡았다. 벨루어 수석 디자이너는 “베오비전 하모니는 시각 뿐만 아니라 청각적 품질 모두 충족할만한 제품”이라며 “기술력이 좋아도 인테리어와 어울리지 않으면 배치하기 힘들다. 성능이 뛰어난 것은 물론 인테리어와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베오비전 하모니는 LG전자의 4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뱅앤올룹슨의 스피커 시스템을 조합했다. 제품군은 65인치, 77인치 두 종으로 구성된다. 2년 전 국내에 출시한 OLED TV '베오비전 이클립스' 역시 LG전자의 OLED 디스플레이와 뱅앤올룹슨의 사운드 시스템이 결합됐으며 이번 제품은 후속작이다. 

새로 출시된 제품은 전작과 달리 이번 신제품은 스피커 패널이 나비 날개처럼 두 쪽으로 쪼개진다. 이 스피커 패널은 TV를 보지 않을 땐 화면을 가리고 있다가, TV를 켜게 되면 양쪽으로 스르르 갈라진다. 벨루어 수석 디자이너는 “오픈카의 선루프가 열릴 때 기분을 느낄 것”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본 TV 구동 장면은 신기했다. 스피커 패널이 천천히 열리며 TV가 솟아 올라 눈높이를 맞췄다. 다만 TV를 켠 뒤 스피커 패널이 완전히 열리기까지 20초 넘게 걸렸다. 닫힐 때도 마찬가지였다. 스피커 패널을 여닫는 시간만 1분쯤 걸렸다. 드라마 생방송 시작 임박할 때 TV를 켜면 발을 동동 구르게 될 것 같았다. 

벨루어 디자이너는 “패널이 열리는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사용자가 시간을 지체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제품은 하이엔드 TV로, 소비자에게 보통 사람은 가지지 못한 TV를 가졌다는 특별한 경험과 기대감으로 그런 불편함은 해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윤시지 기자
베오비전 하모니가 켜지는 모습. /사진=윤시지 기자

TV 화면을 켜지 않으면 스피커 패널만 오디오로 사용이 가능하다. 날개 모양의 스피커 시스템은 좌우중앙의 3채널 사운드 센터를 통해 강력한 음향을 제공한다. 출력은 전작인 베오비전 이클립스와 450와트로 동일하다. ‘어댑티브 베이스 리니어제이션’ 기능으로 음량이 갑자기 커지면 자동 저음 출력으로 조정된다. 스피커 커버는 나무와 알루미늄 소재의 ‘오크 우드’, 패브릭과 알루미늄 소재의 ‘그레이 멜란지 패브릭’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베오비전 하모니는 7.1서라운드 사운드 디코더 시스템이 탑재돼 최대 8대의 베오랩 스피커와 연결이 가능하다. 뱅앤올룹슨 스피커와 조합되면 더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행사장에 준비된 베오비전 하모니에 '베오랩50' 스피커를 연결해 ‘위대한 쇼맨’과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을 재생했다. 20평쯤 되는 행사장이 입체 음향으로 쾅쾅 울렸다. 

TV는 스마트TV로 웹OS 4.5 플랫폼이 탑재돼 넷플릭스, 아마존, 유튜브를 사용할 수 있다. 음악 컨텐츠는 디저, 튠인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다. 애플 에어플레이2, 크롬캐스트, 블루투스 기능도 지원한다. 

다만 프리미엄 제품을 표방하는 만큼 가격대는 높다. 베오비전 하모니의 국내 가격은 77인치 3130만원, 65인치 2410만원이다. LG전자의 4K OLED TV 77인치 제품 가격(990만~1090만원)의 3배 수준이다. 여기에 LG전자 오디오 시스템 중 가장 비싼 LG 오브제 오디오 가격(149만원)를 더한다고 해도 베오비전 하모니 65인치 제품이 더 비싸다. 

웬디 웡 뱅앤올룹슨 부사장은 "첨단 가전 기술이나 인테리어가 어우러지는 가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디스플레이와 사운드 섹터가 분리될 수 있는 최초의 제품으로서 첨단 제품을 선호하는 아시아 권역에서 대중성과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OLED 패널의 번인 문제에 대해서 벨루어 디자이너는 “LG를 믿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번인 기술에 대해 우리도 인식하고 있으며 많이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LG가 기술 선두 기업인만큼 빠르게 대응하는 기술력을 믿고 있으며, 만약 디스플레이에 문제가 생기면 교체나 AS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