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GHz재할당·망투자 의무에 비용 걱정, 경매 방식 복잡해 고도 전략 필요
미래창조과학부는 11일 2016년 주파수 경매 세부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입찰 신청은 18일부터로 실제 경매는 4월 말부터 진행된다.
하지만 LTE(4세대 이동통신) 인접 고주파수가 걸린 경매를 앞두고 업계 반응은 조용한 편이다. 3월 18일 주파수 할당 계획 발표와 함께 진행된 미래부 주최 토론회 당시와 다른 분위기이다. SK텔레콤과 KT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경매 계획이 LG유플러스에 유리하다”며 불만을 표시했었다.
이번 경매에서 주파수를 입찰 받더라도 수 조원 단위 투자를 해야 한다. 경매 방식도 복잡해 입찰 후 비용을 줄이고 경쟁사들을 견제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자칫하면 입찰을 받고도 일명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매번 주파수 경매에선 입찰을 받기 위한 가격 경쟁이 과열되고 상대가 원하는 주파수의 입찰금액을 일부러 올리고 담합하는 등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래부는 이런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복잡하게 경매 절차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한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경매는 2011년도와 2013년도 때에 비해 사업자 선택 폭이 넓어 경쟁이 과열되기 힘들 것”이라면서 “1단계 오름 입찰 성과에 따라 2단계 밀봉 입찰에서 블록별로 입찰할 수 있는 금액이 설정되기 때문에 (입찰기업들은) 진정성 있는 블록에 최선을 다하는 전략을 짜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할당 계획에 포함된 주파수는 주요 관심 대역인 2.1GHz와 2.6GHz, 700MHz를 포함해 5블록이다. 이동통신 3사는 조용히 주요 블록 확보 전략을 짜면서도 소문이 나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2016 주파수 할당 계획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구성할 수 있는 여지를 준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각 주파수 블록을 낙찰 받으면 망투자를 당겨서 해야 하는 등 비용 부분은 3사 모두에게 부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는 3사 중 유일하게 이번에 할당되는 2.1기가헤르츠(GHz)와 2.6GHz 대역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두 주파수 블록은 기존 LTE 통신망과 인접한 대역이다. 따라서 이번 경매에서 두 블록 중 한 곳을 입찰 받아 기존 망과 합치면 광대역 통신망을 구성할 수 있다.
반면 주파수 경매 가격이 과열되면 2.1GHz 대역 주파수 40MHz를 재할당 받아야하는 SK텔레콤과 KT는 막대한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미래부가 이번 할당 가격을 토대로 재할당 가격을 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도 2.6GHz에 대해 양사가 역공할 것을 대비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번 세부계획에서 정한 입찰증분 0.75%까지 더해지면 주파수 가격은 쉽게 몇 배로 뛴다. 입찰증분이란 매회 오름 입찰을 진행할 때마다 전회 승리 가격에 해당 입찰 비율만큼을 더해 최저가격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2013년 KT는 최저 가격 2888억원이던 1.8GHz 대역을 낙찰 받으면서 9000억원을 냈다. 이번 2.1GHz와 2.6GHz 대역 20MHz 가격은 각각 3816억원, 3277억원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주파수 경매 비용이 소비자에게 통신요금으로 전가될 수 있다”며 “정부가 기업들 부담을 줄인다고 말은 하지만 가격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산이 부족할 때마다 경매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