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노태우 비자금 관련 있는 듯"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사진=뉴스1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51)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3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중미 파나마의 최대 로펌인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의 내부 유출 자료를 분석해 노재헌씨가 지난 20125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원 아시아 인터내셔널(One Asia International), GCI 아시아(GCI Asia), 럭스 인터내셔널(Luxes International)이란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들 페이퍼컴퍼니는 같은 날(518) 설립됐으며 재헌씨는 설립한 3개 회사에 스스로 주주 겸 이사로 취임했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3개 회사가 1달러짜리 주식 1주만을 발행한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이며 노 씨는 자신이 소유한 GCI 아시아를 또 다른 페이퍼 컴퍼니인 럭스 인터내셔널의 주주로 해 놓는 등 지배 구조를 복잡하게 설계해 놨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노 씨는 사업준비를 위해 회사를 설립한 것일 뿐 페이퍼컴퍼니는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뉴스타파는 재헌 씨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돼 있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74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7년 형과 추징금 2628억 원을 선고받았다. 추징금은 노 전 대통령이 비자금을 맡겨둔 사람을 지목하면 검찰이 추징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동생 노재우 씨와 사돈 신명수 신동방그룹 회장을 지목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런 방식으로 2011년 말까지 추징금의 약 90%(2397억원)을 납부했다. 2011년도부터는 추징금을 내지 않았는데, 당시 아들 재헌 씨의 재산분할 이혼소송이 홍콩법원에서 있었다. 페이퍼컴퍼니는 5개월 뒤인 2012518일에 설립됐다.

 

뉴스타파는 당시 재헌씨에게 흘러갔을지 모르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이혼 소송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동생과 사돈에게는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주면서 아들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았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또 노 씨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가 매형인 SK 최태원 회장과 관련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뉴스타파는 재헌 씨는 인크로스라는 IT기업의 창업자 가운데 한 명이며 최근까지도 주요 주주이자 등기 이사였다이 회사는 지난 2007년에 설립됐고 그동안 대부분의 매출이 SK와의 거래 관계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크로스의 자회사 인크로스 인터내셔널의 대표가 재헌 씨이며,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시점도 재헌 씨가 이 회사 대표로 재직하던 시기와 겹친다고 밝혔다이에 SK관계자는 노 씨 개인의 문제이며 그룹차원에서 해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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