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상승과 허리띠 졸라맨 결과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기업이 대부분인데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착시가 일어나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12월 결산법인 636사의 2015사업연도 실적을 종합한 결과, 개별 재무제표 기준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1조6340조, 당기순이익은 48조29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10.36%, 14.91% 증가했다. 그러나 매출액은 1059조54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6% 감소했다.
전체 매출의 12.76%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장사는 안되는데 수익은 늘어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코스피 상장기업의 매출액이 전년보다 4.13% 감소하는 사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06%, 31.42%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차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2014년 7월 1007.00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2015년 9월 1194.00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말일 1177.50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기업이 자체적으로 기울인 비용감축 노력도 착시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수주절벽으로 신음하는 조선업의 경우 ‘상시 구조조정’을 공언하며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4년을 바닥으로 상장사 이익은 개선되는 추세”라며 “이는 기업들이 인건비를 절감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라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결산 결과 상장기업들의 부채비율도 전체 76.02%로 전년말 보다 3.99%포인트 감소하는 재무구조 개선”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편 업종별로는 통신업의 흑자가 두드러졌다. 통신업종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617.42% 증가했다. 전기가스(644.22%), 의료정밀(273.34%), 철강금속(187.86%), 의약품(125.36%) 등도 당기순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