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기노선 포화···운수권 배분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국내 항공사들이 운수권 확보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운수권을 확보하게 되면 노선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또 항공자유화 협정으로 취항이 자유로운 노선보다 항공사 간 경쟁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인기 노선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일본과 베트남, 태국 등 인기 여행지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항공사(FSC)뿐만 아니라 제주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 대다수가 취항하고있다. 여기에 에어아시아 등 해외 국적 LCC가 가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운수권이 이들 항공사의 숨통을 트고 있다. 제주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은 타이완 노선 운수권 배분을 통해 시름을 덜게 됐다. 이들 항공사는 지난해 12월 말 국토부로부터 ‘알짜 노선’으로 평가 받는 타이완 노선 운수권을 배분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타이완 노선 탑승률은 평균 80%를 웃돈다. 이번 운수권 배분은 지난해 4월 한국 정부와 타이완 정부가 항공 회담을 열어 인천~타이베이 노선과 김포~가오슝 노선 증편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대형항공사들은 운수권 배분에 희비가 엇갈렸다. 40년 만에 열린 이란 하늘길이 지난 11일 대한항공에 돌아갔다. 아시아나항공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는 등 의욕을 보였지만 운수권 확보에는 실패했다. 이란은 국제사회 경제 제재 이후 각종 투자 및 개발로 인해 비즈니스 여객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탈리아 노선 운수권 배분도 이들 대형항공사에 기회가 되고 있다. 25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3~2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항공회담’에서 두 나라 항공사 간 운항 횟수 증대와 공동운항(code share·코드쉐어) 범위 확대에 합의했다. 공동 운항이란 상대 항공사의 일정 좌석을 자사 항공편명으로 판매하는 제휴 형태다.
이로 인해 내년까지 이탈리아로 가는 여객 직항 횟수가 지금의 주 17회에서 주 21회로 총 7회 늘어난다. 또 화물 직항 횟수는 현행 주 12회에서 주 14회로 총 2회 증편된다. 운항 가능지역도 기존 이탈리아 내 3개 지점(로마, 밀라노, 그 외 1곳)에서 4개 지점(로마, 밀라노, 그 외 2곳)으로 확대된다.
이 외에도 항공사들은 각사 전략에 따라 운수권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스타항공은 지난 11일 국토부로부터 각각 주 3회 양양∼중국 선양 노선과 양양∼중국 광저우 노선을 취항할 수 있는 운수권을 배분 받았다. 양양공항은 다른 공항과 달리 상대적으로 여객 수요가 부족하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2018년에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노선 수요가 확대 될 것이라 판단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동남아 노선 등 대부분 수익 노선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항공사들은 새로운 노선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운수권 배분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