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중 식문화 변화 CJ제일제당에 호재 평가
중국의 소스와 즉석식품 시장이 성장세다. 소득수준 향상과 1인가구 증가가 성장의 주된 발판이라는 평가다. 국내 식품업계도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스와 즉석식품 라인업 모두 강한 CJ제일제당이 주목받고 있다.
◇ 변하는 중국 소스시장…국내업체 점유율 확대 가능성 ↑
미묘한 입맛을 다루는 소스시장에서는 현지 음식문화와의 접점이 중요하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향이 강한 조미료를 음식에 많이 사용했다. 서구 식품대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낮았던 까닭이다.
삼성증권이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점유율이 높은 소스류는 간장‧칠리소스‧MSG(글루타민산나트륨)‧굴소스 4가지다. 합계 비중이 79%에 이른다. 특히 간장은 전체 시장의 63%를 차지한다. 간장 외의 장류나 파스타소스‧샐러드드레싱, 마요네즈 등은 거의 전무한 형편이다.
이는 국내 식품기업들에게 기회로 작용하리라는 분석이 많다. 식문화 접점이 많기 때문이다. 한류 열풍 이후 한식에 관심 갖는 중국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긍정적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고추장이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가장 대중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제품”이라며 “고추장 등 한식 베이스 장과 소스 중심으로 자리를 잡으려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이번 달부터 중국으로 수출하는 해찬들 장류 전 제품에 QR코드를 새롭게 부착했다. QR코드와 연동된 웹 페이지에서는 CJ제일제당 해찬들 고추장‧된장‧쌈장을 활용한 한식과 중화풍, 퓨전 레시피 24종을 소개한다. 최동재 CJ제일제당 해찬들팀 부장은 “중국 수출용 장류 QR코드 마케팅은 한식 세계화를 위한 CJ제일제당의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MSG 시장이 줄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반면 전체 조미료 시장은 커졌다.
삼성증권 측은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인 MSG시장을 제외하면 조미료 시장은 13~14%의 고성장세를 보였고, 샐러드드레싱 19.6%, 케찹 12.8%, 굴소스 11.3%, 칠리소스 7.7% 등도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MSG 소비량이 정체한다고도 덧붙였다. 다양한 신선재료 베이스의 소스가 성장하는 추세다.
이에따라 양념장과 건조소스, 파스타소스, 샐러드드레싱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이와 같은 브랜드 라인업을 모두 갖춘 업체는 사실상 CJ제일제당이 유일하다. 고추장 말고도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향후 중국과 아시아 국가에서 고기양념장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단순히 구워먹기보다는 양념을 통해서 더 맛있게 먹으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이라고 밝혔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MSG 시장은 상위 시장인 조미료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CJ제일제당의 조미료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CJ제일제당이 MSG 4위 기업인 매화(Meihua)를 인수할 경우, CJ제일제당의 우수한 조미료 제품을 매화의 소매 유통 네트워크를 이용해 판매를 강화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 1인가구 크게 증가…즉석식품 3년간 165% 성장해
1인가구가 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식품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가장 빠르게 1인가구 비중이 증가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민정국에 따르면 중국 내 1인가구 수는 5800만가구에 달해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가장 크게 성장한 시장은 즉석식품 시장이다. 2012년 2000억 위안(한화 약 35조원)에 머물렀던 중국 즉석식품 시장은 지난해 5300억위안(한화 94조원)으로 3년 사이에 165%나 성장했다.
CJ제일제당은 이미 지난해 5월에 즉석밥 브랜드 햇반컵반을 러시아에 수출했다. 매월 매출이 20%씩 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주요 도시인 사할린과 블라디보스토크 총 50개 소매점에 입점해 있다. 올해 중국 시장도 본격 공략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더 큰 매출이 기대된다. 밥과 국물류를 함께 제공하는 제품 특성 상 중국의 식문화와 접점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