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 전기차 담당관, "차 보급보단 인프라 확대 우선해야"

지난 21일 제주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는 전기자동차 선진 국가들의 정책을 소개하는 2016 전기자동차 보급 정책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컨퍼런스에는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일본을 비롯한 네 국가 대표들이 모였다저탄소 국가로 이행하고 있는 네 나라의 전기차 보급 정책 면면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스투레 포트빅 노르웨이 오슬로 전기차 총괄 팀장이 21일 제주 국제전기차엑스포(IEVE)에서 자국 전기차 보급 정책을 강연하고 있다. / 사진=정지원 기자

노르웨이는 전기차 천국으로 불린다. 유럽 전기차의 30%는 노르웨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노르웨이는 2011년 이후 전기차 보급이 100%이상씩 매년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 신차판매량의 17.1%를 차지했다. 여기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더하면 25%를 넘는다. 수도 오슬로의 순수 전기차 신차 판매율은 30%를 돌파했다. 한국 전기차 신차 판매율은 2~3%로 아직 걸음마 단계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노르웨이 정부는 올해 전기차 누적대수가 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2020년에는 25만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다.

 

폴크스바겐 골프 가솔린 3900만원 vs 골프 전기차 3972만원

 

 

노르웨이 전기차 보급 현황 / 사진=오슬로 도시환경과 제공

노르웨이 정부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가격 차이를 줄이는 데 나섰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만 그치지 않는다. 내연기관 차에는 세금을 적극적으로 부과하고 전기차는 세금을 대폭 감면하는 방식이다.

 

   

노르웨이에서 폴크스바겐 골프 모델의 가솔린 차량과 전기차량의 가격은 각각 3900만원(3만 유로), 3974만원(3500유로)이다. 거의 차이가 없다. 유류비, 톨게이트비용, 주차비 등 유지비를 고려한다면 전기차가 오히려 더 저렴하다. 인접 스웨덴에선 가솔린 모델이 2600만원(2만 유로), 전기차 모델이 5368만원(41200유로)으로 전기차가 가솔린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이를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징벌세로 받아들이는 시민들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북유럽 관계자는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순 있지만 사람들은 탄소를 줄이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했다. 노르웨이 시민들에게 전기차는 이동수단 이상이다.

 

전기차 보급보다 인프라 확대가 우선순위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내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현황/ 사진=오슬로 도시환경과 제공

노르웨이 내에 공용충전기는 6203개다. 이중 급속 충전소는 323개다. 30~50km이내에서 충전소를 발견할 수 있다.

 

 

노르웨이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확대될 수 있었던 원인은 정책의 우선순위에 있다. 노르웨이는 전기차 확대 보급에 앞서 인프라 확충에 심혈을 기울였다. 스투레 포트빅 노르웨이 오슬로 전기차 총괄 팀장은 정부는 충전소를 확대해 나감으로써 운전자들이 충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도심에서 여름이든 겨울이든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충전소를 마련했다. 이런 방식으로 전기차 잠재 구매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충전기 설치가 선행되지 않은 탓에 전기차 잠재 구매자들의 고민이 많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김석민(51)씨는 보조금이 2000만원 가까이 되길래 사려고 했지만 충전소가 부족해 접었다. 올해 4000대 더 보급한다고 하는데 충전소가 더 부족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충전 인프라 투자에 민간업체를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 전기차가 급속도로 성장하다보니 증가속도를 인프라가 따라잡지 못해 정부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한 예로 식품업계가 나서 맥도날드나 쇼핑몰에 2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기를 설치했다.

 

한편, 노르웨이는 전기차에 금전적 인센티브 외에도 친환경차에 톨게이트 요금 무료, 버스 차선 진입 허용 등 다양한 방면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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