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비중 아직 낮지만 IPTV·디지털케이블TV 성장세 돋보여

지난해 1200만 관객을 동원한 암살 / 사진=뉴스1

영화산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출구전략을 찾는 목소리가 높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부가판권 시장(영화 콘텐츠를 극장이 아닌 단계에서 판매소비하는 시장인터넷 VOD, IPTV ) 독자성장이 대안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외 시장을 모두 겨냥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영화침체는 이제 현실

 

영화산업 불황은 통계에서 오롯이 드러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영화산업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관객 수는 21729만명에 달해 3년 연속 2억 명을 돌파했다. 문제는 추세다. 2014년보다 관객 수는 1% 증가에 그쳤다. 직전 해 증가율도 0.8%였다. 한국영화점유율도 2년 연속 50% 초반대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59.7%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크린은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스크린수는 2424개였다. 20102003개에서 5년여 만에 400개가 늘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3대 멀티플렉스 극장 스크린수만 2235개로 전체 스크린의 92.2%를 차지한다하지만 투자수익률 성적은 나쁘다. 지난해 한국영화투자수익률은 7.2%를 기록해 2011년 이후 가장 저조했다.

 

원인은 지나치게 많은 영화가 극장에 걸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는 총 1176편으로 20141095편에 비해 7.4% 증가했다. 한국영화 제작편수와 외국영화 수입편수 모두 증가세다.

 

영화진흥위원회는 IPTV 등 온라인 영화 플랫폼에서 극장 개봉여부가 콘텐츠 단가 책정 및 홍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많은 영화들이 형식적 극장 개봉을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관계자도 부가판권을 노리고 만든 작품도 단가 차이가 커서 극장에 며칠이라도 걸려고 한다극장과 부가판권 시장이 명확히 구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화상태에 이른 영화제작사 숫자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제작자 출신 연구자는 “2000년대 중반 이전에는 사이더스나 우노, 명필름같은 명제작사 중심으로 돌아갔는데 2000년대 중반에 영화판이 어려워지면서 군소 제작사가 난립하는 체제가 됐다군소제작사가 난립하면서 평균 퀄리티가 안되는데도 빨리 시장에 내놓는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부가판권 독자성장이 대안

 

유력한 불황 탈출구는 부가판권 시장 독자성장이 꼽힌다. 현재 미국은 8~9조원 규모 부가판권 시장을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 박스오피스 시장의 80%를 넘어선 수준이다. 한국 부가판권 시장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

 

다만 추세는 긍정적이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대비 부가판권 매출 비중은 19.5%였다. 금액은 3300억 수준까지 올라왔다. 2009888억원에서 6년 만에 4배 증가한 셈이다IPTV와 디지털케이블TV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TV VOD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체 부가판권 시장의 78%2609억원이었다.

 

특히 부가판권 시장에서의 영화흥행 순위가 눈에 띈다. 지난해 IPTV 및 디지털케이블 TV 한국영화 순위 5위에 오른 극비수사는 극장 관객 수가 286만 명이었다. 하지만 부가판권 시장에서는 사도와 명량을 제쳤다. 부가시장에서 더 인기를 끌 수 있는 독자적 콘텐츠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시장을 눈여겨본 후 공세적으로 뛰어든 업체는 투자배급사 NEW. NEW콘텐츠판다라는 부가판권유통 전문회사를 3년 째 운영 중이다. 극장을 거치지 않은 채 IPTV와 모바일로 직행하는 콘텐츠만 다루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중화권 흥행작들을 IPTV와 케이블 TV를 통해서만 단독공개하며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였다.

 

해외에서도 부가시장이 새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도 불법다운로드 비중은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로 중장기적으로 박스오피스의 20~30% 수준까지 판권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중국 박스오피스 시장은 95억 달러(11.6조원)로 예상되므로 3조원 전후의 부가판권 시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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