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기 피해를 막아 주는 지킴이
서울 개포동에 사는 이미진(24)씨는 얼마 전 중고나라에서 거래하다 사기를 당할 뻔 했다. 이 씨는 평소 50만원 상당의 고급 브랜드 청바지를 사고 싶었다. 중고나라를 뒤지던 중 청바지를 30만원에 판다는 게시 글을 발견했다. 이 씨는 곧바로 판매자와 연락을 주고 받았다. 그런데 문자를 나누던 중 "주의"라는 알림이 떴다. 놀란 이 씨가 들어가 보니 판매자로부터 사기 피해를 당한 사례가 2건 있었다. 이 씨는 곧바로 거래를 취소했다.
이 씨에게 '주의'를 보낸 어플(app)은 금융사기 방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치트다. 더치트는 판매자를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 판매자 계좌번호 혹은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해 사기 이력을 확인해볼 수 있는 사이트다.
더치트 홈페이지(thecheat.co.kr)에는 수사 중인 온라인 거래 사기 사례 정보가 나와 있다. 피해자가 직접 자신의 피해 사례를 등록할 수도 있다. 피해사례를 등록하면 피해 발생 정보부터 검거소식까지 용의자 관련 정보가 실시간 제공된다. 등록 항목은 직거래, 게임· 비실물, 비매너 사례, 대포폰·통장 판매자 정보로 구분되어 있다.
사기 피해 당사자들이 올린 피해 사진 자료도 열람할 수 있다. 양주 대신 받은 책, 휴대전화가 아닌 과자 봉지와 빈병, 카메라 가 아닌 아이스 팩을 받은 피해자도 있다.
홈페이지에는 피해 대응방법과 상담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피해를 당한 경우부터 용의자가 검거된 경우, 재판 과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관련법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이 변호사와 무료로 상담 받을 수 있는 코너도 개설했다.
김화랑 더치트 대표는 본인의 사기 피해 경험을 바탕으로 이 사이트를 만들었다. 2006년 비영리 서비스로 시작한 더 치트는 2012년 법인을 설립해 현재 11년째 운영 중이다.
지난해 SK텔레콤, 우리은행, 기업은행이 금융사기방지 플랫폼 구축에 참여했다. 현재 우리은행, 기업은행이 계좌이체 시 사기주의 계좌 안내 서비스 적용을 준비 중에 있다. 더치트는 간편 송금 스타트업인 비바리퍼블리카와도 제휴를 맺어 사기 방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415, 95만2935, 20만3356,3157. 더치트 홈페이지 첫 화면에 뜬 숫자다. 각각 오늘 사기 예방수, 누적 사기 예방수, 전체 피해 사례수, 피해 발생 사이트 수를 나타낸다. 홈페이지 하단에 나와 있는 오늘 사기 예방수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