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계열사 세무조사는 시작에 불과" 불안감 커져

최태원 SK 회장/사진=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통해 책임경영의 시동을 걸려는 SK가 또다시 암초를 만났다. SK2대주주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최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최 회장의 우호지분이 많아 등기이사 선임 건은 주총을 무리 없이 통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느껴지는 사정기관의 칼날이 적지 않은 부담이다. 최 회장의 내연녀 김씨,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버가야인터내셔널과 SK해운이 이미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고,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계열사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K의 지분 8.57%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은 형사처벌을 받았던 최 회장의 전력을 고려해 SK 등기이사 복귀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지침에 따른 것이다.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에 이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지난주 SK의 외국인주주들에게 최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건에 대해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업무상 배임죄와 횡령죄로 두 번의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 최 회장이 등기이사 복귀하면 회사에 부적절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다.

 

관련업계는 국민연금과 ISS의 반대에도 SK가 최 회장 지분 23.4%와 여동생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7.46% 등 우호지분과 등기이사 선임에 찬성하는 의결권을 합치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오는 18일 열리는 주총은 무난하게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건은 예정대로 주총에 상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K가 최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건을 온전히 마무리 짓는다 해도 최근 그룹을 향한 사정기관의 움직임은 오너 경영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내연녀 김씨와 고급 아파트 거래를 했던 SK 해외계열사 버가야인터내셔널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시작됐고 국내 계열사인 SK해운도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국내 계열사도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룹사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세무조사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기도 한다.

 

사정기관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일부 그룹 계열사에 진행되고 있는 세무조사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SKSK C&C의 합병 안건이 상정된 임시 주총에서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는 국민연금은16일 투자위원회를 열고 이 안건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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