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유리...신차 효과에 따라 순위바뀔 가능성 있어
한국GM과 쌍용자동차가 내수시장 3인자 자리를 놓고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GM은 판매모델 다각화, 쌍용차는 티볼리라는 단일 모델을 앞세워 판매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양사 모두 주력모델 판매가 준수한 가운데 전망은 안개 속이다.
자동차 내수시장 맏형은 현대·기아자동차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내수점유율은 전년 대비 1.6p% 감소한 67.7%를 기록했다. 창사 이래 역대 최저치지만, 판매량 면에서 경쟁자가 없다. 업계 관심은 치열한 3위 다툼에 쏠린다.
내수시장 3인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한국GM이다. 한국GM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15만8404대를 판매하며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전까지의 연간 최대 내수판매 기록은 2014년 15만4381대다.
한국GM이 지난해 출시한 경차 스파크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 등 신제품 판매가 견고했다. 이밖에 한국GM 야심작 대형세단 임팔라가 월 2000대 가까이 팔려나가며 발군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한국GM 내수 점유율은 8.6%다.
쌍용차가 한국GM을 무섭게 추격 중이다. 소형 SUV 티볼리가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 쌍용차는 국내에서 9만9664대를 판매했다.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4.4% 급증하며 2003년(13만1283대) 이후 12년 만에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티볼리 효과가 매서웠다. 티볼리는 내수 4만5021대, 2003년 렉스턴(5만4274대) 이후 단일 차종으로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티볼리 판매량이 쾌속질주한 덕에 쌍용차는 지난 4분기 2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쌍용차 점유율은 5.4%다.
쌍용차의 티볼리 효과는 올해도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SUV 시장이 무섭게 크고 있고 특히 소형 SUV 부문에서 마땅한 티볼리 경쟁자가 없다. 여기에 쌍용차는 지난 8일 티볼리 형제 모델인 준중형 SUV 티볼리 에어를 출시했다. 목표 내수 판매량은 연간 1만5000~2만대다.
쌍용차 목표대로라면 올해 쌍용차는 내수 판매량 10만대를 무난히 넘길 수 있다. 여기에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C, 코란도 투리스모 등 코란도 시리즈의 부분 변경 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경우 연간 13만대 이상도 노려볼 수 있다.
한국GM은 신차로 맞불을 놓는다는 계획이다. 기대주는 친환경차 볼트와 신형 말리부 등이다. 여기에 경차계의 티볼리, 신형 스파크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임팔라가 변수다. 지난해 월간 판매량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던 임팔라지만, 올해는 하락세가 확연하다. 미국에서 공급하는 물량이 부족해 고객 인도 기간이 길어졌다. 하반기 신형 그랜저 출시도 예고돼 있어 판매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한국GM은 13일 노조와 국내영업부문, 노사부문, 대외협력부문 등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내수판매 활성화 TF팀을 발족했다. 노사가 정기적인 회의를 갖고 논의된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내수판매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3위 자리는 한국GM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가 티볼리 에어만으로 15만대 선을 위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한국GM 신차판매가 부진할 경우 쌍용차가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쌍용차가 막판 대역전극을 성공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