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유도·카카오 통한 수익 확대 자신감이 배경으로 꼽혀
멜론이 음원가격을 인상하면서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스트리밍 서비스는 소폭인상하고 다운로드 서비스는 대폭인상한 점이 눈에 띈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다운로드 가입자를 유도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스트리밍 음원수익분배 비율은 멜론 같은 플랫폼 업체에 유리하다.
멜론이 카카오 품으로 들어가면서 유료가입자 수 확대 계기를 마련한 점도 가격인상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음원가격 인상이 성장의 발판이 되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 스트리밍 시장 강화 속내
멜론은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음원가격 인상안을 발표했다. 스트리밍과 다운로드의 인상폭 차이가 도드라진다. 모바일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은 5000원에서 6900원으로 38% 올랐다. 다운로드 가격 인상률은 더 높다. 30곡 다운로드 상품은 기존 6000원에서 9000원으로 50%인상됐다. 150곡 다운로드 상품은 107%나 올랐다.
가격 차등 인상을 통해 스트리밍 시장을 강화하려는 속내가 읽힌다. 현재 멜론 스트리밍 사용자 비중은 전체 사용자의 절반을 넘는다. 반면 다운로드 사용자는 5~10% 수준이다. 나머지는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결합한 상품을 사용한다. 차등 인상을 통해 기존 다운로드 사용자 상당수를 스트리밍으로 유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용자 수가 적어 가격 대폭 인상에 따른 저항감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 배경에는 지난해 말 개정된 음원 저작권료 수익분배비율이 자리한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는 2016년 음원 저작권료 변동사항을 발표하며 다운로드 분배비율을 플랫폼 30:저작권 70으로 바꿨다. 저작권자 비율을 10퍼센트 가량 올린 수치다. 반면 스트리밍 수익분배비율은 40:60으로 유지됐다. 스트리밍 가격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바뀐 저작권료 수익분배비율에 따라 기대수익을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시장 환경도 스트리밍 수요 증가를 부채질한다. 지난해 8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LTE통신망을 통해 네트워크 환경이 발달하면서 다운로드보다 스트리밍이 더 선호되고 있다. 클라우드 시스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월 사용료를 지불하고 스트리밍 방식으로 음악을 청취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 카카오 통한 유료 가입자 확대 가능성
멜론이 카카오 품으로 들어가면서 유료가입자 확대에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도 가격 대폭 인상을 밀어붙인 자신감의 원천이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현재 멜론의 총 가입자 2800만명, 활동유저 800만명, 유료가입자 360만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카카오 계정과 멜론 ID를 연동시키게 되면 접근성뿐만 아니라 휴면계좌 활성화로 유료가입자들이 증가할 것”이라 분석했다. 점진적으로 늘고 있는 가입자 수가 대폭 반등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다양한 부가 사업 기회가 많아졌다는 점도 멜론의 자신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카카오 TV 등을 통해 모바일 동영상 시장도 겨냥할 수 있다. 이모티콘 시장 등 메신저 사업을 통한 수익창출도 기대할 만하다.
콘텐츠 외 사업으로 수익을 다각화하려는 전략은 멜론 운영사인 로엔 입장에서도 필요하다. 현재 로엔 매출의 88% 가까이가 콘텐츠에서 나온다. 수익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소폭이지만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수혜를 로엔도 입을 것이라 보는 관점도 있다. 로엔이 음원플랫폼 기업이자 유통업체이기 때문이다.
강재성 현대증권 연구원은 “로엔은 음반유통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저작권자 입장에서 가져가는 다운로드 수익 배분 증가의 수혜도 소폭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가격인상이 여러모로 멜론에 유리한 선택이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