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사회의장 개방', 현대차 '이사회 독립성 강화', SK '최태원 복귀', 롯데 '신격호 퇴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54개 대기업은 11일 일제히 주총을 열었다. SK, 두산, 기아차 등 다른 주요 대기업들도 1~2주 이내에 주총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들은 주총에서 그동안 사내이사만 이사회의장을 맡도록 한 규정을 개정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것. 삼성전기는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인 한민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를 이사회의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이사회를 통해 사외이사 중 한 명을 의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주요 그룹과 달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이번 주총에서도 등기이사에 등재하지 않아 총수일가가 책임 경영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현대차는 주총에서 책임경영 강화 방안을 통과시켰다. 등기이사 임기 만료를 앞뒀던 정의선 부회장을 재선임했다. 정몽구 회장의 현 임기는 내년 3월 만료 예정이다. 아울러 주주들에게 앞서 제정한 기업지배구조헌장을 공표했다. 기업지배구조헌장에는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더욱 명확히 해 투명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주주와 고객 등의 권익증진에 앞장서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현대차는 아울러 지난해 4월 설치한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 활동 내역을 일반 주주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SK는 오는 18일 주총에서 최태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최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2년만이다. 그는 지난 20142월 대법원에서 회삿돈 횡령 혐의로 징역4년 확정 판결을 받은 후 모든 계열사에서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을 통해 풀려나기 전까지 수감생활을 했다. 최 회장은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등기이사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최 회장 이사직 복귀를 앞둔 지난 25일 투명경영과 주주친화 경영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를 천명한 바 있다. 

 

떠나는 회장와 돌아오는 회장. 신격호(좌)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오는 25일 예정된 롯데제과 주총을 통해 49년만에 등기이사직에서 퇴임한다. 반면 최태원(우) SK 회장은 오는 18일 예정된 주총을 통해 2년만에 등기이사로 복귀한다. / 사진=뉴스1

롯데에선 창업주 신격호 그룹 총괄회장이 순차적으로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퇴임하게 될 전망이다. 신 총괄회장은 우선 오는 25일 열리는 롯데제과 주총에서 재선임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퇴임한다. 롯데제과는 한국 롯데의 모태가 되는 회사다. 신 총괄회장은 무려 49년만에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롯데그룹이 "고령으로 인해 정상적 경영활동이 어렵다"는 이유를 든 만큼 향후 한국과 일본 모든 계열사에서도 순차적으로 퇴임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차남 신동빈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의 퇴임으로 롯데는 '신동빈 원톱 체제'가 공식화 될 전망이다.

 

두산은 오는 25일 주총을 통해 박정원 회장이 그룹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4세 경영을 본격화 한다. 박 회장은 주총 후 이사회에서 의장 선임절차를 거쳐 그룹 회장에 정식 취임한다. 두산그룹은 형제끼리 돌아가며 그룹회장직을 맡는 형제 경영을 해왔다

 

이밖에 현대에선 오는 25일 예정된 현대상선 주총에서 현정은 회장이 최근 경영 위기 등을 이유로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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