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싼 노동력, 위치, 원료 공급 등 이점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업체들이 중남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해외에 공장을 지으면 원료비와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현지 타 수요 산업의 공장과 연계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현지 상황에 따라 생산 불안 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중남미가 철강업계 전진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달 멕시코 동북부 몬테레이 시티에 해외스틸서비스센터(SCC)를 준공했다. 현대제철은 멕시코 스틸서비스센터를 통해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가공·생산할 예정이다.


냉연강판은 현대제철이 중점적으로 키우는 항목이다. 이곳을 통해 기아자동차와 연계를 높인다는 게 현대제철의 계획이다. 기아자동차 역시 멕시코에 공장을 짓고 지난해 11월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오는 5월 가동할 예정이어서 현대제철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멕시코 센터 준공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는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뿐만 아니라 중남미 국가들을 비롯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인접해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포스코 역시 남미에 기업 미래를 걸었다. 포스코는 지난달 14일 아르헨티나 살타(Salta)주 포주엘로스(Pozuelos)염호에 상업용 리튬 생산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포스코는 이 생산 공장을 통해 2차 전지용 고순도 리튬을 연간 약 2500톤 생산할 계획이다.


아르헨티나는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염호가 풍부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이 가능하다. 포스코는 리튬 생산을 위해 올해 초 포주엘로스 염호의 광권을 소유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리떼아(Lithea)사와 원료 공급 계약을 체결해 염호 사용 권한을 확보했다. 포주엘로스 염호는 면적이 106㎢에 달하고 매장량이 150만톤으로 추정된다.


아르헨티나와 포스코 간 협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착공식 다음날 마우리시오 마크리(Mauricio Macri)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권 회장은 포스코 리튬 추출 기술의 우수성과 기술 개발 경과 등을 설명하고 리튬 개발에 필요한 아르헨티나와의 지속적인 협력 관계 구축에 대해 논의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에 그룹 숙원 사업인 일관제철소를 짓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분 30%를 가지는 조건으로 브라질제철소(CSP)에 7억3000만달러(약8000억원)를 투자했다. 연간 160만톤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 물량을 공급받기로 했다.

동국제강은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지 브라질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동국제강 2014년 후판 연간 매출은 1조2449억원이었다. 하지만 슬래브 매입에 1조2054억원을 들였다. 브라질 제철소가 올해 2분기 상업 생산에 들어가면 연 1000억원대 원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슬래브를 다른 철강사에 판매해 수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 브라질 제철소는 올해 초 상업 가동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변 인프라 구축을 약속한 현지 정부 지원과 행정 절차가 지연되면서 화입이 연기됐다”며 “중남미 시장이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으로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급격하게 바뀌는 현지 정치·경제 문제, 현지 노동자 인권 문제 등으로 인한 생산 불안은 넘어야 할 산”이라 밝혔다. 

 

동국제강 브라질제철소(CSP) 전경. / 사진=동국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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