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영화 실적 회복없이 드라마로는 판도 바꾸기 한계"

영화투자배급업체 NEW가 제작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 / 사진=NEW 홈페이지

영화투자배급업체 NEW가 드라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만으로는 쇼박스와의 업계 2위 쟁탈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비중이 큰 영화실적을 회복하지 않으면 판도를 바꿀 수 없으리라는 전망이다.

 

영화배급시장 부동의 1위는 CJ E&M이다. 지난해 2위는 오리온 계열의 쇼박스다. 쇼박스는 지난해 영화 한 편당 243만 명의 관객동원력을 기록하며 3위를 멀찌감치 따돌린 2위에 안착했다. 1CJ E&M은 평균 294만 명을 동원했다.

 

반면 NEW는 평균 73만명 동원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7번방의 선물과 신세계가 동시에 흥행한 2013년에 비해 실적이 크게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초 대호가 흥행에 실패하며 손실이 커졌다. NEW의 드라마 시장 진출이 업계 관심을 모은 배경이다.

 

일단 출발은 성공적이다. NEW가 처음 제작한 드라마 KBS2 태양의 후예 국내 시청률은 4회 만에 24%를 넘어섰다. 태양의 후예는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방영한다. 중국 바이두의 아이치이(iQiYi) 사이트에서는 1~2회 동영상 페이지뷰가 4억 건을 돌파했다.

 

장민지 방송평론가(연세대 연구원)중국에서 한국드라마 해적판이 성행하면서 손실이 컸는데 동시방영을 통해 그 부분을 해결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태양의 후예 선전 이후 NEW의 주가는 상승세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지난 3일 코스닥 시장에서 NEW 주가는 전날보다 19% 오른 13900원으로 마감했다. 9일 현재 주가는 15150원이다.

 

다만 전문가와 업계관계자들은 NEW와 쇼박스의 구도가 쉽게 바뀌기 힘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영화제작사 출신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영화라인업을 보면 쇼박스 저력이 만만치 않다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라마 시장 안착 여부도 좀 더 두고봐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민지 방송평론가는 영화배급사가 김은숙이라는 스타 드라마작가를 영입해 사전제작을 택한 기획력은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작가와 주인공 효과가 강해서 온전히 NEW의 역량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역시 NEW의 상승세를 신중하게 지켜보는 입장이다. KDB대우증권은 “NEW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영화보다는 드라마에서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드라마는 지난 1분기 부진한 영화실적의 보완재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영화부문 실적을 회복하지 않으면 드라마는 판도를 바꾸는 히든카드가 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NEW의 궁극적 목표가 영화투자배급업에 한정되지 않기 때문에 2위경쟁에 몰입하지 않으리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NEW의 드라마 진출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이미 음악과 뮤지컬 사업부도 둘 정도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업계 경쟁보다는 큰 그림을 보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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