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시장 포화상태...시장 확대가 관건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사들은 경쟁하듯 신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2016년 정기 조직 개편과 인사에서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그 계획이 구체적인 모습을 보이며 가시화하고 있다. 변화 방향과 전략은 각자 다르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한 뒤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해 덩치를 키우려 한다. KT는 VR(가상현실), 홀로그램 등 신기술을 콘텐츠와 접목해 세계에 자신을 알리려 한다. LG유플러스는 세계 유수 미디어 플랫폼, 콘텐츠 회사와 제휴하고 있다.
3사가 신사업 전략을 쏟아내면서 새 전략을 추진하는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동통신 사업은 내수 시장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 SK는 투자, KT는 기술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종합유선방송(케이블) 1위 업체로 CJ 계열사였다.
SK텔레콤은 8일 긴급하게 자사 미디어 플랫폼 전략을 발표했다. 1월 발표한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략 발표회와 비교해 내용은 새롭지 않았다. 당시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은 “5년 간 미디어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혔다.
8일 새롭게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합병법인은 이중 1500억원을 콘텐츠 사업에 투자하고 CJ와 콘텐츠 사업 협력을 강화한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은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 같은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역동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KT는 자사 미디어 기술을 뽐내는 행사를 열었다. KT는 이미 동대문 롯데피트인 건물에 홀로그램 전용관을 구축했다. 이곳에선 11일부터 홀로그램 드로잉쇼인 렛츠고를 공연한다. 이미연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상무는 “2020년까지 세계 20여개 지역으로 홀로그램 공연장을 확산시키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KT는 5G 기술 기준과 서비스를 선점하기 위해 2018년 평창에서 각종 첨단 미디어 기술을 전세계에 선보이려 한다. 멀티 뷰나 VR, 360도 화면, 홀로그램 등 볼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즉 미디어 전략이 통신기술 전략과 맞물려 움직이고 있다.
◇ 이동전화 시장 포화·해외진출·미디어 강화 원인인가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이동전화 단말기 판매나 번호 이동 고객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 현상이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동전화 시장 전망은 어둡다.
시장 조사기관 칸타르 월드 패널(Cantar World Panel)은 지난달 23일 세계 각국에서 평균 휴대폰 교체 주기가 짦아 지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뿐 아니라 중국 같은 신흥국에서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이동전화 교체주기는 짧아지고 있었다.
일부 전문가는 한국이나 중국처럼 고령화가 심한 지역에서 스마트폰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성장으로 내수가 위축될 위험도 존재한다. 때문에 각종 미디어 콘텐츠 사업과 광고 사업, 그리고 해외 진출이 앞으로 이동통신사의 핵심전략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 솔루션 업계 전문가는 “사람이 나이가 들면 오래 이동하거나 작은 화면을 장시간 보기 힘들어진다”며 “요즘 각광 받는 모바일보다 오히려 텔레비전이나 홈쇼핑 산업이 호황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언론방송학과 교수는 “한국 제조업이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상태에 처해있고 국내 소비도 위축됐다는 점에서 한국 산업은 위기”라면서 “미디어 콘텐츠 수출로 활로를 찾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