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전반 개선 추세 약화∙경기 점차 둔화
대외 여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며 국내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3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최근 주요 지표 부진이 지속되며 국내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이어졌다. KDI는 일부 지표는 최근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수 전반의 개선 추세는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비스산업생산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광공업생산과 출하 부진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중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을 비롯한 대부분 산업에서 둔화되며 전월(2.6%)보다 낮은 전년동월대비 1.8%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 일부 업종에서 감소하며 전월(3.5%)보다 낮은 전년동월대비 3.0% 증가율을 나타냈다.
광공업생산은 수출부진이 심화되며 자동차(-3.1%), 정보통신기술(-2.9%) 등 주요 업종에서 감소했다. 전월(-2.2%)에 이어 -1.9%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아울러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해 평균(76.2%)를 크게 하회하는 72.6을 기록하는 등 제조업생산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 출하는 수출출하를 중심으로 부진이 심화됐다. 전월(-1.7%)보다 큰 폭 낮은 전년동월대비 -3.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전월(120.6%)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128.4%를 기록했다. 내수출하는 0.4%에서 -1.0% 감소로 전환했고, 수출출하는 -4.2%에서 -7.4%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광공업생산 및 출하 부진이 지속되며 전월(100.7)에 비해 하락한 100.5를 기록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재고순환지표(출하증가율-재고증가율)와 소비자기대지수 등이 하락하며 전월(102.2)보다 낮은 102.0을 기록했다.
소비 부문에 있어 소매판매는 소폭 개선됐지만 소비심리가 지속적으로 위축됨에 따라 향후 민간소비 증가세의 약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간소비는 내구재를 중심으로 점차 둔화되고 있고, 소비자심리지수도 기준치(100)을 하회하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난 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승용차 판매 감소에도 불구 비내구재가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한 데 따라 전년동월대비 4.5%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은 3.0% 증가해 전월(3.5%)보다 증가세는 소폭 둔화됐다. 민간소비와 관련이 높은 업종이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0)보다 하락한 98을 기록하며 기준치(100)을 하회하는 등 소비심리 위축세가 이어졌다. 가계수입전망과 소비지출전망이 각각 2p 떨어지며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KDI는 건설투자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설비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고 투자 관련 선행지수도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 1월 중 설비투자지수는 전월(-1.3%)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전년동월대비 -5.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계절조정 수치 역시 전월 3.3% 증가에서 6.0% 감소로 전환했다.
따라서 설비투자 수요가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기계류 투자 부진이 심화되고 제조업평균가동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부문은 지난달 조업일수 증가로 전월(-18.8%)보다 감소폭이 축소된 전년동월대비 -12.2%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조업일수를 조정한 일평균 수출액은 -16.2%로 전월(-15.6%)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KDI는 평가했다.
노동시장은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상용직을 중심으로 30만명대의 고용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임금도 최근 상승세를 지속했다.
1월 취업자는 전월(49만5000명, 2.0%증가)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전년동월대비 33만9000명(1.4%) 증가로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3%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품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한 영향이다. 전월(-1.1%)보다 높은 전년동월대비 -0.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가 확대되며 전년동월(62억6000만달러)보다 높은 70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계절조정 경상수지도 11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85억9000만달러)에 비해 흑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KDI는 국내 금융시장이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주식시장 변동성도 증가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세계경제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 저유가 지속 등 하방위험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이런 불안요인에도 불구 국내 경제의 대외 건전성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