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소형 SUV 인기 올해도 유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돌풍이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소형 SUV 인기는 지난해부터다. 특히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3, 쉐보레 TRAX가 소형 SUV 3인방이다. 지난해 티볼리 4만5021대, QM3 2만4560대, 트랙스 1만2727대가 팔렸다.
전문가들은 생애 첫차로 소형 SUV를 구입하는 20~30대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소형 SUV는 가격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폴크스바겐 디젤 게이트와 중국발 스모그에도 불구하고 소형 SUV의 인기는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비 강자 QM3, 힘 센 트랙스, 가격대비 성능 좋은 티볼리
티볼리는 수출과 내수를 모두 쌍끌이하며 쌍용차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티볼리의 2월 판매실적은 지난해 2902대에서 올해 5155대로 늘었다. 르노삼성 QM3는 2월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82.7% 증가해 1036대가 팔렸다. 쉐보레 트랙스는 754대 판매돼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다.
소형 SUV 3인방의 성공요인을 한 가지로 특정 짓기는 어렵다. 가격·연비·출력·토크를 비롯한 제원과 기능, 디자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최대출력과 최대토크는 트랙스가 동급 최고다. 힘좋고 밟는 맛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트랙스를 구입할 만하다. 트랙스는 최대출력 140마력에 최대토크 32.8㎏.m를 갖췄다. 그 뒤를 티볼리(최대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30.6㎏.m)와 QM3(최대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m)가 따른다.
연비는 QM3가 17.7 ㎞/ℓ로 세 차량 중 유일하게 1등급이다. 6단 더블클러치(DCT) 변속기가 탑재된 덕분이다. 트랙스와 티볼리의 연비는 각각 14.7㎞/ℓ, 15.3 ㎞/ℓ로 2등급에 머물렀다.
주행안정성을 따진다면 티볼리가 충분히 매력적이다. 티볼리에 설치된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원래 스포츠카에 사용돼 타이어를 노면에 접지시키는 장치다. 이 장치 덕분에 티볼리는 고속으로 달릴 때 주행안정성이 뛰어나다.
특히 여성들이 티볼리를 좋아한다. 헤드램프가 위로 치켜 올라가 민첩해 보인다. 티볼리는 QM3와 트랙스에 비해 고급 내장재를 사용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트랙스는 높은 전고에 큰 그릴을 갖춘 전형적 SUV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왔다. 실내디자인은 세 차 중에 트랙스가 가장 단순하다는 평이 나온다.
르노삼성은 QM3를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내세웠다. QM3 전고가 30㎜가량 낮고, 아담한 차체에 17인치 바퀴를 탑재해 날렵함을 갖췄다. 차체의 전면부가 둥글어서 세단의 분위기도 난다.
단점도 있다. 티볼리는 시트 내 철제부품에서 녹이 발견되면서 녹볼리, 녹차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트랙스는 연비가 14.7㎞/ℓ로 QM3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QM3는 사이드브레이크를 수동으로 걸어야 하는 등 편의성이 아쉽고 수입차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리비가 비싸다.
SUV는 주로 디젤 차량이다. 대기 오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소형 SUV가 인기를 오래 유지할 지는 의문이다.
전문가 다수는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폴크스바겐 외의 디젤 차량까지 타격을 입을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디젤 엔진 자체에 대한 신뢰는 깨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유럽이 공해차량제한지역제도(LEZ)를 도입하는 등 디젤에 대한 각국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디젤 차량이 싸다보니 구매가 줄지 않는다”며 “소형 SUV차량은 실용성까지 가미돼 앞으로도 잘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