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폰에 가입자 몰려...서비스 차별화 필요
KT경영경제연구소는 3일 경기둔화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등 구조적인 요인으로 알뜰폰(MVNO) 가입자가 증가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박민우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이슈앤드트렌드(Issue&Trend)에서 “2011년 알뜰폰 사업이 시작된 지 5년째인 현재 가입자는 이동통신 가입자의 10%를 넘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올해처럼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적은 처음”이라면서 “무료 요금제 뿐 아니라 경제환경 변화와 소비자 인식 변화 속에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알뜰폰 가입자는 6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2016년 1월 알뜰폰 사업자 에넥스 텔레콤은 우체국에서 에이제로(A-Zero)요금제를 출시해 화제를 일으켰다. 이 요금제는 기본료 0원에 월 통화 50분을 제공한다.
박 교수는 올해 알뜰폰 점유율이 15%를 넘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동전화 단말기 구매 경향도 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집계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 70만원 이상 고가 스마트폰 판매 비율은 67.5%였다. 40만원 이하 중저가 스마트폰 비율은 12.4%였다. 2015년 고가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각각 55%, 30%를 기록했다. 저가 제품 선호도가 높아졌다.
박 교수는 경기 둔화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이러한 변화가 생긴 요인으로 분석했다. 우선 월평균 소득 증가율이 2009년 경제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가계부채는 1200조원을 넘어섰다. 때문에 소비가 위축된 상태다.
고가 보조금으로 소비자를 끄는 상술도 사라졌다. 단통법 시행 이전까지 일선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고가 단말기에만 보조금을 대량으로 지원해 시장을 왜곡하고 있었다. 소비자는 보조금을 지원 받는 대신 고가 요금제에 약정 가입을 해야 했다.
그러나 2014년 11월 단통법 이후 33만원 지원금 상한이 생기면서 소비자가 투명한 단말 가격 정보를 접하게 됐다. 이동전화 요금제에 대한 선택권도 커졌다. 그 결과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박 교수는 “(알뜰폰) 최신 신규 가입자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스마트폰 활용률이 높은 젊은 층이 알뜰폰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이라며 “1월 우체국 가입자 중에 20~40대층이 가입자 비율의 50%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최근 젊은 층의 의식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려운 경기 분위기에 따른 소비 위축, 젊은 층의 인식 변화, 완성도 높은 중저가폰의 지속적인 출시 등 수년간 변화가 지속된 상태에서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가 기폭제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