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마세라티 등 고급차 브랜드 SUV 출시 줄이어

고급(Luxury) 자동차 열풍이 세단을 넘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번졌다. 벤츠와 BMW, 아우디 등이 주도하던 고급 SUV 시장에 벤틀리와 마세라티 등 전통의 럭셔리카 브랜드까지 가세하며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아차 대형 SUV 모하비가 출사표를 던졌다. 전문가들은 향후 고급차 수요가 세단에서 SUV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럭셔리 SUV 시장의 급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부터 스위스까지...럭셔리 SUV 열풍 

 

마세라티의 첫 SUV 르반테. / 사진=마세라티

과거 SUV 강점은 실용성이었다. 세단에 비해 넓은 적재공간과 강한 내구성이 SUV의 핵심 미덕으로 꼽혔다. 이에 국내에서는 현대차 갤로퍼, 쌍용차 무쏘처럼 투박하지만 힘 좋은 SUV가 명차로 꼽혔다.

 

SUV가 인기를 끌자 자동차 업체들은 연이어 신형 모델들을 내놨다. 경쟁은 과열됐고 실용성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가 어려워졌다. 이에 자동차사들은 SUV의 고급화를 해법으로 내놨다.

 

변화는 올해 세계 각지에서 열리고 있는 모터쇼에서 읽힌다. 1월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벤츠는 G시리즈, BMW는 X시리즈라는 SUV 브랜드를 출품했다. 양사 모두 SUV 내·외관 디자인에 일반 고급세단에 사용하던 크롬, 천연가죽 등의 소재를 덧입히며 고급화에 공을 들였다.

 

1일 개최된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이탈리아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자사 최초 SUV 르반떼를 공개했다. 르반떼는 콰트로포르테·기블리·그란투리스모 등에 탑재된 고가 스포츠카 제원을 SUV 특성에 맞춰 적용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는 아우디가 소형 프리미엄 SUV Q2, 푸조는 고급 미니밴 모델 트래블러, 볼보는 대형 스테이션 왜건 모델 V90, 지프가 SUV 뉴 체로키 오버랜드 등을 출품했다.

 

◇ 기아차 모하비 가세...“당분간 성장세 가파를 것”

  

기아차 플래그십 SUV 모하비. / 사진=기아자동차

기아차 플래그십 SUV 모하비. / 사진=기아자동차

국내 자동차 브랜드에서는 기아차 모하비가 SUV 경쟁대열에 가세했다. 모하비는 기아차 SUV라인의 제네시스로 꼽힌다. 플래그십 모델로서 성능과 디자인 모두 기존 기아차 SUV보다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형 모하비에는 사이드미러와 휠 부분에 크롬을 적용해 고급감을 향상시켰다. 파워트레인은 친환경 고성능 V6 S2 3.0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f·m의 강한 힘을 발휘한다. 연내 국내출시가 예고된 재규어 F페이스(F-PACE), 벤틀리 벤테이가 등과 고급 SUV 수위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고급 SUV 시장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미국 자동차 전문 통계사인 오토데이터에 의하면 지난 한 해 동안 고급 SUV가 16.7% 성장하는 사이 고급 세단은 그 만큼 하락했다. 세단 시장이 레드오션(Red Ocean)으로 변한 상황에서, SUV가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사들은 플래그십 차량을 내놓기 전 향후 수년의 자동차 트렌드를 분석한다. 근래 자동차사들이 연이어 고급 SUV를 출품했다는 것은 앞으로 관련 시장이 그만큼 크리라는 확신이 섰다는 것”이라며 “당분간은 자동차사들이 소형 SUV와 고급 SUV라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