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저유가가 회복세 발목 잡을 것”
조선업계가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중공업이 3사 중 유일하게 2월 수주에 성공했지만, 협력사 비리 논란이 불거지며 수주에 전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조선 3사는 올해 실적 반전을 다짐하고 있지만, 저유가 탓에 불황골이 지난해보다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월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수주하지 못했다. 국내 대형 3사 월 수주량이 동시에 0을 기록하긴 처음이다. 당시 3사 관계자들은 2월 수주를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2월 수주에 성공한 곳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12일 현대중공업이 터키 선사인 디타스시핑으로부터 15만8000t급 유조선 2척을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1억3000만달러(약 1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선박은 2018년 인도 예정이다. 2월이 3일 남은 상황에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 수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월 수주가 없지만 당장의 일감은 충분하다. 올해 대우조선 수주잔고는 886만1000 CGT로 전년보다 6.2% 증가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의 수주잔량은 전년보다 1.9% 감소한 510만9000 CGT다. 다만 ENI의 모잠비크 코랄(Coral) FLNG와 우선협상 중에 있고, 호주 서북부 해상에 위치한 브로즈(Browse) 광구의 상부 원유시설(Topside) 계약도 하반기 기대하고 있다. 2개 사업 모두 본 계약에 성공할 경우 100억달러 규모 신주 수주를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조선업계 수주난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사 일거리를 나타내는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과 발주액은 3377만 CGT와 690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각각 24.1%, 38.9%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 올해 수주잔량은 지난해 보다 14.5% 줄어든 2650만 CGT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성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연구원은 “친환경 선박 수요가 유가 하락으로 크게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치를 3.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3.8%라 예측했다. 지난해보다 경제지표는 나아졌지만 저유가로 조선업계 회복세가 완만할 수 있다”며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