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가격정책·합리적 유통마진 필요

대형마트가 온라인몰과 소셜커머스업체를 겨냥해 저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주 기저귀와 분유 상품에서 전 유통 채널 최저가를 내세웠다. 대형마트, 온라인몰, 소셜커머스 사이트 등 동종 채널끼리만 비교하던 관행을 깨트린 것이다.

 

사실상 가격 차이는 크지 않았다. 임페리얼 XO분유 3단계 3개입 가격은 쿠팡에서는 54800, 이마트몰은 54600원이었다. 200원 차이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행사 시작 후 3일 간 이마트몰의 판매량 증가율은 6744%로 오프라인 매장 증가율보다 46배 높게 나타났다. 평시 6%에 불과했던 오프라인 매장 대비 판매량이 약 40%까지 오르기도 했다.

 

특히 오프라인보다 이마트몰의 판매량이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났다. 온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엄지족도 움직였다는 뜻이다. 이마트가 최저가 선언 상품으로 기저귀와 분유를 선택한 것도 사실은 온라인 족 공략을 위해서다.

 

소비자 입장에서 최저가 경쟁은 반가운 일이지만 자칫 유인상품으로 고객을 현혹하는데 그칠까 우려스럽다. 이번에 이마트가 최저가 선언을 한 기저귀와 분유는 소셜커머스와 온라인몰에서 판매가 두드러지는 상품군이었다. 기저귀와 분유는 온라인 구매가 많이 이뤄지는 상품이다. 외부 활동이 적은 산모들이 주요 소비층이기 때문이다.

 

이마트로서는 소셜커머스의 대표 상품을 미끼로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는 지속적으로 최저가 상품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다른 상품군에서도 이만큼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형마트는 저가 경쟁에 앞장서기 보다는 정가 경쟁해야 할 때다. 적은 금액 차이로 고객을 채가는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제조사와 공급처 간 가격 정책을 투명하게 유지하고 유통마진을 합리적으로 책정하는 일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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