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제한적나마 내수에 악영향"

원달러 환율이 5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0원 오른 1234.4원으로 장 마감했다. / 사진=뉴스1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전날보다 7.0원 오른 1234.4원으로 장을 마감함으로써​ 5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시장에 1년 7개월만에 구두개입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지 않았다. 23일에도 환율은 1231.1원으로 마감됨으로써 여전히 1200원대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 급등의 주 원인을 국제유가 급락으로 분석했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것.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 원인은 미국 달러 강세에서 찾는 것이 타당하다"며 "특히 최근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된 것이 달러 강세를 촉발시킨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 유가 급락으로 최근 선진국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부각됐다"며 "원달러 환율 급등은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하이일드채권 가격 급락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상품가격 변화에 민감한 개도국과 교역비중이 크다는 것도 이런 연관을 더욱 강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경계감도 환율 급등의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환율 급등의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인의 국내 코스피 현물 순매도 기조 때문"이라며 "연준 금리인상 경계감으로 신흥국 자본 유출 기조가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옐런 연준 의장은 올해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며 "연준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글로벌 증시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며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중"이라고 밝혔다. 23일 종가 기준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누적 순매도액은 4조9484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춘욱 연구원은 "환율 급등이 멈추기 위해선 국제유가 안정이 선결 과제"라며 "최근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생산량 동결에 합의하고 미국 석유생산량의 증가세가 꺾이는 만큼 유가의 급격한 폭락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발표된 미 원유재고의 급격한 증가에서 보듯 유가가 상승 흐름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확신 역시 어렵다"며 "당분간 원유시장은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와 공급과잉 우려가 대립되며 높은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영향으로 3월까지는 원달러 환율 역시 1180원~1280원 사이에서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문일 연구원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연준의 금리 인상 경계감, 신흥국 자본 유출 기조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며 "올해 안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 근처로 접근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환율이 안정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 정책 공조 가능성이 높아지며 달러 강세 압력은 한층 완화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이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말했다.

 

환율 급등에 따라 내수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홍 연구원은 "환율이 오르면 수출 기업에는 좋지만 원화 가치가 떨어져 국민들의 구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며 "다만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수입 물가가 급등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내수 경기 위축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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