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경기 둔화와 가채 부채 사이에 갇혀"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8개월 연속 연 1.50%로 동결했다. 진퇴양난 속 결정이라는 평가다. / 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8개월 연속 연 1.50%로 동결했다. 진퇴양난이라는 평가다.  

 

한은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50%로 동결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 6월까지 기준금리를 네 차례 내린 후 8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대내외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과 유로지역은 회복세가 약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중국 등 신흥시장국 성장세도 계속 둔화했다"며 "세계 경제는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금융‧경제 상황, 국제유가 움직임,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의 경우 수출 감소세가 커지고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부진했다. 소비 등 내수 회복세도 약화됐다"며 "국내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대외 경제여건에 비춰 불확실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시장에 관해선 "주가가 글로벌 증시불안과 외국인 순매도 영향으로 하락했다"며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동결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경기 둔화와 가계부채 문제 사이에 끼어 일단 주요국들의 통화 정책을 지켜본다는 것.   

 

윤석천 경제평론가는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 이상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며 "한은이 미국 금리 인하 전 금리를 내리면 자금 이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 한은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지금 금리를 올리기도 어렵다"며 "진퇴양난이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연기 가능성 등으로 한은이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며 "그러나 금리를 내리면 1200조원의 가계 부채가 더 늘어날 수 있기에 선제적 대응을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주요국들의 정책 대응을 지켜보려고 금리를 동결한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한은의 금리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윤석천 평론가는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순 있지만 금리를 내리거나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진 않을 것이다. 실업률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에 한은도 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은이 다음달 금리를 낮출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유승민 팀장은 "오는 3월 한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금리인상을 연기할 것으로 보이고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상황에서 한은만 동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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