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메모리 반도체 업계 수혜 받나
뉴미디어 시대가 다가왔다. LTE(4세대 이동통신) 대중화로 사용자가 모바일 기기로 고화질(HD) 스트리밍 동영상을 즐기는 서비스는 이미 일상이 됐다. 하지만 첨단 기술은 더 새로운, 더 실감나는 동영상 콘텐츠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2012년 HD 방송이 시작된 후 불과 2~3년 만에 초고화질(UHD) TV와 콘텐츠가 프리미엄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오큘러스 등장 이후 가상현실(VR) 헤드셋과 360도 촬영 카메라도 대중화 시기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동영상 콘텐츠 용량이 크다는 점이다. 360도 VR 동영상의 경우 일반 고화질 동영상보다 최소 3배 이상 용량이 필요하다. 따라서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할 서버와 빠르게 전달할 통신기술이 필요하다. 빅 데이터(Big Data)는 모바일 기기로 수집한 정보만이 아니다. 미디어 시장에서 통신 기술과 메모리 기술 혁신이 중요해지고 있다.
통신 업계는 5G(5세대 통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련 기술을 가진 업체 간 공동 개발 작업도 활발하다.
SK텔레콤은 스웨덴 통신 업체 에릭슨과 5G 시험망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SK텔레콤은 “5G가 상용화되면 현재 네트워크 속도로는 전송할 수 없는 홀로그램, 가상현실 등 초대용량 콘텐츠 전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업체들은 이미 360도 VR 콘텐츠 자체 기획 및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KT는 지난달 7일 올레tv모바일에서 국내 이동통신사 최초로 VR 동영상을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15일부터 국내 유명 예능 VR영상을 자체 모바일 IPTV(인터넷 프로토콜 TV) 앱으로 제공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시청자가 보기 편한 수준에서 압축된 동영상을 전송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고화질 영상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G 대중화는 이동통신 업계에 도전이자 기회다. 관련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반면 포화상태에 이른 LTE 전환율로 정체된 가입자 당 매출(ARPU)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LTE 침투율은 업계 평균 약 70%정도다.
문지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순수 통신 위주 성장이 어려운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신사업 투자 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제품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구글이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360도 영상에 대한 지원 계획을 발표했을 때 가장 먼저 나왔던 질문은 해당 영상을 지원할 서버 용량이 충분한가였다.
콘텐츠 뿐 아니라 모바일 기기와 정보 분석기술이 발달하면서 수집·분석할 수 있는 정보의 양도 방대해졌다. 그 덕에 메모리 업계는 새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구글 뉴스랩 설명 행사에서도 구글이 유튜브를 통해 추진하는 360도 동영상 플랫폼 사업을 위한 대용량 서버가 구축됐냐는 질문이 나왔다. 정보가 홍수를 이루면서 데이터 센터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인텔은 새 플래시 메모리 제품을 발표하면서 데이터 센터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한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며 “데이터 센터에 공급할 메모리 반도체 제품 개발 건으로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제품 수요도 늘고 있다”면서 “일부에서 제기되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 위기론은 기우에 불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VR은 향후 고성능 소비재 기기 판매도 늘릴 수 있다. 박영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VR을 끊김 없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현재 출시된 개인용 컴퓨터 중에서도 고성능 게임용 PC나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만 가능하다”며 “VR콘텐츠는 360도 회전 동영상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