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올해 불완전판매 검사 아직 안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가 장중 7500대까지 떨어지면서 이를 기초 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4조원 이상이 원금 손실 가능(녹인·knock in) 구간에 진입했다.
11일 홍콩 H지수는 7657.92로 마감했으나 이날 오전 7582.7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당국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H지수가 7600대에 이른 지금 4조원 정도가 녹인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은 H지수 7600대에서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 잔액이 약 4조원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1월 22일 H지수가 7800대로 떨어졌을 때 녹인 구간에 들어간 ELS가 3조3000억원 이었다"며 "현재 정확한 수치는 말하기 어렵지만 4조원 가량이 녹인구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도 "H지수가 현재 7600대다. 이 때는 ELS 가운데 3조원대가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며 "H지수가 7000으로 떨어지면 6조원대가 녹인 구간에 들어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조사한 자료는 12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만큼 금융감독원 수치와 달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원금손실 가능 구간에 들어선 ELS가 당국의 예상치를 훨씬 넘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불안정한 만큼 홍콩 H지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H지수 기초 발행 ELS의 96.7%가 2018년 이후 만기를 맞는다. 2년 안에 H지수가 가입 당시의 80% 이상 회복하지 않으면 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주가연계증권은 기초자산이 한 번이라도 녹인 구간에 들어서면 만기일까지 증권사가 설정한 수익률 발생 지수 구간까지 회복하지 못할 경우 원금 손실이 일어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 발행 규모는 지난 1월 기준 37조원에 달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중국 경제가 계속 하강 곡선을 보이는 지금 2년안에 H지수가 수익 구간까지 오르긴 쉽지 않다"며 "2년 안에 H지수가 회복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ELS 상품의 불완전 판매에 대한 검사가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ELS 개인 판매 금액의 30% 가량을 60대 이상이 투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ELS 불완전 판매에 대한 검사를 하고 있지 않다"며 "다음주 금감원 조직개편이 마무리 돼야 올해 ELS 불완전 판매 검사 계획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은행권 관련 상품에서 불완전 판매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