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관계자 "비용 늘어 올해도 쉽지 않을 것"
신용등급이 잇달아 하향 조정되면서 대기업들이 실적 반등을 이뤄내는데 어려울 듯하다. 자금조달 비용이 늘면서 실적악화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는 최근 포스코와 LG전자 등 한국 대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S&P는 지난 1일 포스코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장기 신용등급과 채권등급은 기존등급인 BBB+를 유지했다. 무디스 역시 지난 2일(현지시간)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Baa2로 유지했지만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8조1920억원, 영업이익 2조4100억원, 당기순손실 960억원을 기록하면서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무디스는 “포스코의 작년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고 아시아 철강업 상황에 따른 실적 압박 지속으로 앞으로 12~18개월간 포스코의 재무 상황이 현 신용등급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모바일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 LG전자의 신용등급 전망도 떨어졌다. 무디스는 LG전자의 신용등급을 정크등급 한 단계 위인 Baa3로 유지했지만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신용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신용전망의 하향 조정은 향후 실적이 악화되면 신용등급을 강등시키겠다는 의미다.
올해 LG전자 영업이익률이 2%에 불과할 것으로 무디스는 전망했다. 중국 업체가 모바일 사업에서 맹추격하면서 LG전자 모바일 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회사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 악화도 LG전자 영업이익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LCD패널 시장을 공급과잉 상태다.
신세계의 역시 유통업 전반의 성장둔화로 신용등급 전망이 하락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신세계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밖에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정밀화학, SK건설, SK에너지 등 61개사가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주요 대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조달비용이 이전보다 늘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반대로 이자율이 상승해 비용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경기불황까지 겹쳐 올해는 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