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영업현금흐름도 최하위권…경기 악화에 취약

 

자료=LG경제연구원

국내 기업의 단기차입금과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은 주요 41개국 가운데 38위로 드러났다. 주요국 중에선 최하위 수준이다. 단기차입금 비중도 주요 41개국 가운데 5번째로 높아 경기 악화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2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제비교를 통해 본 한국의 기업부채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의 현금흐름보상배율은 2014년 기준 0.5배로 주요 41개국 평균인 1.3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금흐름보상배율은 기업이 영업으로 번 돈(순이익)으로 이자비용과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0.5배라는 것은 1년간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를 절반밖에 상환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는 파키스탄(0.8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며 중국(0.4배)을 제외하면 최하위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기업의 전체 차입금 가운데 단기차입금 비율은 42.6%로 다른 국가 평균(26.0%)보다 16.6% 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41개국 중 파키스탄(56.0%), 대만(53.0%), 베트남(52.8%), 중국(49.3%)에 이어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단기간에 갚아야 할 빚이 많다는 것은 시중 금리 상승이나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단기적 상환 압력이 증가하거나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상황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익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2014년 영업이익률은 5.2%로 나머지 40개국 평균(9.9%)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34.8%), 노르웨이(15.4%), 사우디아라비아(15.2%), 덴마크(14.2%), 스위스(11.1%), 미국(10.8%)보다 훨씬 낮았고 주변국인 중국(7.2%)과 일본(5.9%)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금흐름 창출 능력도 41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현금흐름 비율은 2014년 7.1%를 기록해 40개국 평균인 12.3%보다 5.2%포인트 낮았다.

 

일명 좀비기업이라 불리는 부실기업들도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외부감사 대상기업(2만7995개) 중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은 10.6%(2561곳)로 2009년(8.2%)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만성적 한계기업이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연속 지속되는 한계기업 상황을 2005년 이후 2회 이상 경험한 기업을 말한다.

 

이러한 좀비기업이 늘어나면 투자와 고용이 위축된다. 이들에게 부실이 발생할 경우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져 경제 전체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 최근 조선, 철강 등 주요 업종들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기업 부실은 실물경제나 금융시장으로 파급될 위험이 높은 구조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기업 부채는 다른 나라에 비해 경기 위축에 따른 실적악화나 단기적 상환 압력 증가에 취약하고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의 규모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신용 위험 관련 우려를 해소하려면 수익 창출능력을 개선하고 차입금에서 장기자금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생존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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