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GDP·금리 마이너스 성장
세계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치닫고 있다.
물가 상승률과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정책금리, 국채금리도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미국 노스다코타산 중질유 가격마저 배럴당-0.5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29일 일본은행(BOJ)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1%로 내리며 전 세계 국채금리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일본 지표물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얼마전 0.044%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주요 7개국 국채금리 중 최저다. 일본 2년물과 5년물 국채금리는 이미 마이너스 상태다. 각각 역대 최저인 -0.189%, -0.148%까지 떨어졌다.
전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1.845%까지 떨어져 지난 9개월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10년물 금리는 주택 대출금리에서 회사채 금리까지 차입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다.
주요 53개국 중 10년물 금리가 마이너스인 곳은 스위스가 유일하다. 하지만 독일, 핀란드, 스웨덴 등 유럽 주요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이미 0%대인 곳이 많아 마이너스 금리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5년물과 2년물 국채금리는 이미 마이너스인 곳이 많다. 5년물이 마이너스인 국가는 일본,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핀란드, 벨기에, 프랑스, 체코, 스웨덴, 덴마크 12개국이다.
2년물 국채금리가 마이너스인 경우도 일본, 스위스, 스웨덴,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벨기에, 프랑스, 아일랜드, 덴마크, 라트비아, 체코, 슬로바키아, 스페인, 이탈리아,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터키,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21개국이다.
JP모건 국채지수에 따르면 지수에 편입된 국채 중 4분의 1은 이미 마이너스다. 마이너스 금리 적용을 받는 일본과 유럽 국채 물량도 5조50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는 전 세계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국가가 유로존,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일본 5개 경제국으로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의 경제 규모는 전세계 GDP의 23.1%를 차지할 정도다.
각국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는 것은 지나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로 안전자산인 국채로 자금이 몰리는 것을 경계하려는 의도에서다.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초부터 이어진 중국 주가 하락, 유가 급락으로 안정 심리가 강해진데다 세계 경제가 나빠질 조짐을 보이며 국채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중앙은행에 이어 일본마저 이례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택하며 마이너스 금리 압박이 더욱 거세졌다.
성장률 마이너스도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대로 떨어진 나라는 17개국에 달한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이 전년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32개국으로 전체의 33%에 달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3.4%로 낮췄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국 성장률은 올해 6.5%, 내년 6.3%로 내림세를 보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