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X, 새 성장동력으로 평가
CJ CGV가 4DX 등 신기술을 내세운 극장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에 이어 남유럽과 아프리카까지 깃발을 꽂는 모양새다. 국내 영화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상영 신기술이 CJ CGV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술개발을 통한 플랫폼 수출은 CJ CGV가 가장 날카롭게 다듬고 있는 성장전략이다. 서정 CJ CGV 대표는 최근 한 행사에서 “한국 영화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플랫폼을 전 세계 곳곳에 확대해야한다”며 “2020년까지 플랫폼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포부는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CGV 4DX는 여러 건의 수출계약을 따냈다. 아시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남유럽까지 아우른다. 4DX는 CJ CGV 자회사 CJ 포디플렉스(4DPLEX)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오감체험 특별관이다. 특수 환경 장비와 모션체어(motion chair)가 결합해 영화 장면을 따라 의자가 움직이거나 진동이 발생한다. 바람이 불고 물이 튀는가 하면 향기까지 난다.
지난해에는 CGV 4DX가 아프리카 대륙에 첫 깃발을 꽂았다. CJ포디플렉스는 지난 10월 아프리카 극장 업체와 4DX 설치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르면 케이프타운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총 5개의 4DX 상영관을 열릴 계획이다. CGV측은 4DX가 전 세계 6개 대륙 중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5개 대륙에 모두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화 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중국은 전략적 거점이다. 중국 박스오피스는 지난해 439억위안(약 8조원)규모로 커졌다. 2012년에 166억위안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폭발적 성장세다. 스크린 수 역시 2012년 1만4500개에서 지난해 3만1500개로 급증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역에서 CGV의 성장세는 특히 돋보인다. CGV는 지난 한해 중국 250여개 극장사업자 중 시장점유율 기준 7위에 올라섰다. 상반기에만 1150만 관객을 모으며 2014년보다 6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CGV는 지난해 중국에서 신규지점 25개를 열었고 올해도 30개를 새로 열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 내 CGV 극장의 수는 100개에 가까워진다. CGV측은 스크린X버전으로 개봉한 중국 제작 영화의 1일 평균 객석 점유율이 최고 95.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크린X는 영화관 중앙 뿐 아니라 좌우벽면까지 스크린화해서 분할화면도 가능하게 한 상영신기술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도 CGV 신기술 수출의 전략적 거점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반구형태 특별관 스피어X를 수출해 이미 운영 중이다.
영화산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이제 영화문화가 본격 싹트는 지역이다. 그 관객들이 신기술을 통한 극장체험에 익숙해지면 장기지속적인 수요자가 될 수 있다. 아프리카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4DX는 세계 영화계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영화 그래비티를 연출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4DX는 상당히 흥미로운 영화 포맷”이라며 “4DX를 경험하면서 이 영화 포맷에 맞는 아이디어들을 구상하고 싶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4DX 상영관은 국내보다 중국과 일본에서 훨씬 더 많이 운영되고 있다. 3일 현재 중국 4DX 상영관은 51개에 달한다. 일본은 33개, 멕시코는 28개, 러시아 9개다. 한국에서는 29개 상영관을 운영 중이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내 영화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국면에 있지만 중국과 베트남, 포디플렉스 등 자회사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며 특히 중국이 올해부터 이익기여를 시작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인도네시아(지분율 14.75%)의 지분 추가 취득이 이뤄질 경우 또 하나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CJ CGV 관계자는 “영화관의 시대는 끝났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4DX를 통해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스크린 X역시 북미를 비롯한 중국‧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1000개 이상 상영관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