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라인 강점만 모아
온라인 쇼핑은 구매하기 전 실물을 보거나 만질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생활필수품이나 공산품은 실물 확인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옷, 신발, 안경 등 일부 상품군은 다르다. 직접 착용해 보기와 눈대중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좋은 상품이라도 자신과 어울리지는 입어봐야 알 수 있다. 패션 상품 소비자가 여전히 오프라인 채널을 선호하는 이유다. 이에 온라인 쇼핑 업계는 가상 피팅 서비스를 도입했다. 정보기술(IT)로 입어보기와 비슷한 효과를 구현해 구매 의사결정을 지원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 3D 영상기술로 집에서 쇼핑
가상 피팅은 자기 신체 사이즈를 반영한 아바타에 옷, 신발, 안경 등 상품을 대신 입혀보는 시스템이다. 이 서비스엔 다양한 정보기술 녹아들어 있다.
먼저 카메라를 이용해 소비자의 체형을 영상 데이터로 입력 받는다. 이를 360도로 회전하며 촬영한다. 여기에 2차원 무늬를 점,선,면으로 구성된 3차원 표면에 적용시키는 텍스쳐(texture) 과정을 거친다.
입력받은 영상은 영상처리 중 에지 추출에 의해 선분과 꼭지점으로 나눈다. 추출된 선분과 꼭지점은 다시 3D 모델을 구성하기 위한 특징 점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들을 다시 연결하는 작업을 거쳐 완성된 3D상 모델이 완성된다.
3D 모델을 구성하고 나면 등록된 상품의 이미지 파일을 텍스쳐로 변환해 이전의 단계에 구성된 3D 모델 표면에 실사를 입히는 원리다. 다양한 각도에서 캡쳐된 영상이 많을수록 실사에 가깝게 상품을 형상화할 수 있다. 형상화 된 상품의 재질과 색감까지 실사처럼 확인이 가능하다.
사용자는 자기 정보를 바탕으로 생성된 모델의 표면 위에 위와 같은 단계에 의해 생성된 상품을 피팅시켜 볼 수 있다. 실사에서 입어보는 환경과 같은 분위기 및 어울림 정도를 소비자의 눈으로 상품을 직접 확인이 가능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상 피팅 방식은 인터넷을 통한 의류 판매의 제약을 극복하는 수단으로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서 개발된 인체 피팅 모델 서비스는 아직 한국 성인 남녀의 체형이 반영되지 않는 등 아직은 시용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가상 시착 앱부터 거울까지
아직 국내에서 활발히 도입되지는 않았지만 가상 시착서비스를 향한 시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상반기 모바일 패션 스타일링 어플리케이션인 피츄인(fit-u-in)을 출시했다. 구매하고 싶은 옷을 미리 자기 사진에 입혀볼 수 있는 앱이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브라질 등에서 출시 초기부터 앱스토어 추천앱으로 선정돼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누적 다운로드 60만 건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피츄인에 적용된 가상의 피팅 기술은 글로벌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알리바바, 라쿠텐 등에서도 유사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기술 기업을 인수하는 등 가상 체험형 온라인 쇼핑 시장은 내년에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의 일환으로 가상 피팅룸 옴니스토어를 구상 중이다.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닷컴, 롯데아이몰, 엘롯데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매장에 있는 IT 거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롯데는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옴니스토어는 온·오프 라인 매장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연계 전략”이라며 “해외 디자인 샵에서는 이미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아바타에 옷을 착용하는 모습을 재현하는 쇼핑몰이 운영되고 있다. 온라인 의류쇼핑업체 메테일(Metail)은 자기 사이즈와 체형이 같은 아바타에 옷을 입혀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게임하듯 옷을 입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 실제 착용 시 느낌도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