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흑자는 816억 달러
지난해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3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세계적인 ICT 성장률 감소에 따라 디스플레이, 디지털TV의수출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ICT 수출은 전년대비 1.9% 감소한 1728억9000만달러, 수입은 3.6% 증가한 91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881억달러)보다는 감소해 815억6000만달러에 그쳤지만 2013년 이후 3년 연속 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수출은 2012년 이후 3년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ICT 성장률 5.8% 감소 등 대외적인 환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국 ICT 교역이 평균 6.2%의 감소율을 보인 가운데 우리 ICT 수출은 세계 3위에 처음으로 올라섰다”며 “무역수지 역시 흑자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휴대전화와 반도체가 선방한 반면 디스플레이 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휴대폰 수출액은 290억4000만달러로 전년대비 9.8% 증가했다. 중국 휴대폰제조업체 샤오미 등 후발업체의 급성장과 미국 애플사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수출은 전년 수준을 지속했으며 하반기 들어서 수출증가세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업체의 미세공정전환 경쟁에 따른 단가하락 심화에도 불구하고 629억2000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0.4%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325억1000만달러로 전년대비 6.8% 감소했다. 세계적 수요 감소와 중국의 공격적 생산 확대에 따른 단가 하락, 셀 거래 확대 등 구조적 원인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디지털TV 수출은 중국 현지 업체의 급성장과 해외 현지 중심의 생산 체제로 인해 전년대비 26.1% 감소한 50억1000만달러를 나타냈다.
국가별로 한국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휴대폰, 컴퓨터 및 주변기기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중국(홍콩 포함)으로의 ICT 수출은 939억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으며 수출 비중도 54%로 확대됐다.
아세안은 현지 생산기지인 베트남이 120억달러(7%)로 제3위의 수출 상대국으로 올라섰다. 주요 ICT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인도는 처음으로 상위 10위권 수출 국가에 합류했다.
반면 유럽연합(EU, -23.8%), 일본(-16.6%), 미국(-2.6%)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와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의 전반적 부진으로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ICT 수입은 전년대비 3.6% 증가한 91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5.0%), 휴대폰(32.6%), D-TV(18.6%)는 증가한 반면 디스플레이(-6.2%), 컴퓨터 및 주변기기(-7.6%)는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8.8%), 미국(4.3%), 베트남(118.4%) 등의 수입은 증가했으나 아세안(-2.6%), 일본(-10.3%), EU(-9.3%) 등은 감소했다.
ICT 무역흑자는 전년(881억달러)대비 감소했으나 2013년 이후 3년 연속 8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산업부는 올해 ICT 수출은 세계 ICT시장의 저성장이 예측되는 가운데 신규 유망 품목과 휴대폰 선전에 힘입어 소폭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는 올해 세계 ICT시장은 기업의 정보기술(IT)투자 둔화, 통신서비스 시장 포화 등으로 0.6%의 저성장을 예상했다. 다만 내년에는 2.6%로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