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맞춤형 서비스, 광고보다 수수료 수익 창출로 사업 안정성↑

KT는 2015년 8월 사용자에게 주변 지역 상점의 할인 혜택을 알리는 스마트 지갑 앱 '클립'을 출시했다. / 사진=KT

 

 

 

21SK텔레콤과 SK플래닛 이사회는 SK플래닛 위치기반서비스(LBS) 조직을 SK텔레콤이 분할합병하는 안을 의결했다.최근 뜨거운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른바 O2O서비스 진출을 본격 선언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SK플래닛 LBS조직은 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T map)을 개발, 제공하고 있었다.

 

SK플래닛은 최근 티맵을 통해 내비게이션 외 맛집 알림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주 관광공사와 협력해 제주도 길안내를 하면서 주변 지역 맛 집 정보를 알렸다

 

SK의 이번 합병 결정은 이 서비스들을 통합해 O2O서비스의 효율화를 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이동통신 시장이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움직이는 기기를 통해 움직이는 사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그때그때 전달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인터넷 산업 3단계 맞은 이동통신 업계, 무엇이 달라졌나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1일 미래기술연구소 세미나에서 현재 대부분 기업들이 인터넷 산업 2단계 말에서 3단계 초입 단계에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분류한 바에 따르면 개인용 컴퓨터(PC) 기반 포털 서비스가 인터넷 1단계, 메신저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같은 초기 모바일 서비스는 2단계, 3단계는 O2O 등 신규 플랫폼 서비스다.

 

때문에 ICT업계는 너도나도 플랫폼, 즉 O2O사업을 차세대 전략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2016 정기 조직 개편에서 플랫폼 조직을 강화하고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포털 업계는 이미 3단계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카카오는 택시 운송 O2O 서비스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네이버는 패션 판매 위주의 쇼핑윈도우를 출시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업계에선 이미 O2O 시장 규모가 300조원 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우선 주변 상점에서 받을 수 있는 할인, 증정 혜택을 소개하는 비콘(Beacon)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비콘 서비스란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를 이용해 주변에 매우 작은 주파수 신호를 보내 주변 모바일 기기로 정보를 전송하는 것을 뜻한다.

 

이 분야엔 크게 경쟁자가 없는 데다 기존 통신 인프라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시내 주요 지역에 비콘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참여 업체에게 지원하고 있다.

 

SK플래닛은 2015년 시럽, KT는 클립 등 각각 주변 상점 혜택 정보를 알리는 스마트 월렛 서비스를 출시했다. 여기에 카카오 택시 블랙이나 스타벅스 사이렌오더처럼 주문과 결제 서비스를 통합하려 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술로 수수료 수익 기대,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플랫폼 시대를 맞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 전략은 유사하다. 우선 모바일로 이동하는 고객에게 위치기반으로 원하는 정보를 적시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의 강점은 한번 시장을 장악하고 플랫폼에 속한 기업이 많을수록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트래픽을 모아 얻는 광고비 외에 직접적인 서비스 제공을 통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AirBnB)15%~20% 수준의 높은 수수료율을 서비스 공급자에게 부과하고 있다. 이미 플랫폼 시장 선점에 성공한 카카오 모바일 게임도 20%대 수수료를 걷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고객관련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모바일 기기는 이에 최적화된 수단이다. 모바일로 전송되는 정보를 통해 사용자 위치 뿐 아니라 선호까지 알 수 있다. 때문에 개인정보 활용이나 사생활 침해 논란을 낳을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82016년 업무보고에서 개인별 맞춤형 온라인 광고와 LBS 산업 활성화를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기업이 본인 동의 없이 익명 처리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업무보고 내용은 즉시 개인정보 침해 논란을 낳았다.

 

게다가 O2O가 결국 결제 서비스로 이어지면서 해킹 등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사 앱 클립에서 BC카드와 멤버십 정보를 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T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 핀테크 전문가는 한국 핀테크 시장이 발전하기 힘든 원인은 규제가 높은 탓도 있지만 보안 문제에 취약한 탓도 있다면서 금융기관 해킹 사태로 보안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른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기술이 나올 때 보안보다는 제품 출시에 우선을 두는 경우가 많다제품이 대중화하고 해커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순간 새로운 취약점이 발견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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