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도입 맞춰 자산관리 시장 확대 기대

시중은행들이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 도입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해 3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에 맞춰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 자산관리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조언자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빅데이터 분석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동적으로 포트폴리오 자문, 운용서비스를 제공한다. 펀드매니저 등 사람이 직접 관리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비용을 낮출 수 있어 금융투자업계에서 선제적으로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자산관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적용되는 ISA를 통해 보험과 펀드 등 금융자산을 한 번에 묶어 관리할 수 있게 된 점은 은행들에게 기회 요인이다. 은행권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고객 자산관리에서 새로운 수요를 찾고 있다.​

 

 

쿼터백 투자자문 홈페이지. 위험성향 측정과 투자목적 선택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 사진=쿼터백투자자문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에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지난 10일 로보어드바이저를 적용한 자문형 신탁상품을 출시했다.

 

KB국민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인 쿼터백 투자자문과 함께 로보어드바이저 자문형 신탁상품 '쿼터백 R-1'을 내놨다. 이 상품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6개 자산군과 77개 지역, 920조개 이상의 빅 데이터를 분석한다.

 

'쿼터백 R-1'은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상황별 최적의 투자대상을 선별하고 고객에 맞춰 운용한다. 최소 투자금액은 2000만원이며 계약은 1년 단위다. 기본 운용 수수료는 1%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제공 업체 'Bettermebt' 홈페이지. 나이와 수입, 투자선호자산 등을 선택하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준다 / 사진=Betterment

KEB하나은행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사이버 PB(가칭)' 센터를 구성해 이르면 이달 안에 베타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사이버 PB' 센터에서는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접속해 재무 상태와 투자 성향 등을 입력하면 로보어드바이저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업계에서는 KEB하나은행이 내놓을 서비스가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와 비슷한 형태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미 2010년 서비스를 출시한 Betterment의 경우 홈페이지에 나이와 수입, 선호투자자산 등을 입력하면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고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기존 PB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수수료는 낮추는 측면에서 성장성이 풍부하다"며 "다만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에게는 기존 PB서비스가 여전히 유용하다" 고 말했다.

 

금융 당국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성장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진행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융위원회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로보어드바이저, 원스톱 자산관리 플랫폼 등과 관련한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해 올해 3월까지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업무보고를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등으로 국민의 재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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