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한은 금리 가용성 잃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개월 연속 연 1.50%로 동결했다.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14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1.50%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올 6월까지 기준금리를 네 차례 내린 후 7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세계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히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정상화, 중국 금융시장 상황, 국제유가 움직임 등에 영향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경제의 경우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개선되지 못했고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했다"며 "국내경제는 내수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대외 경제 여건에 비춰 성장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금융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금리 인상 단행과 12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문제 사이에서 어쩔수 없이 동결을 선택했다는 의견이다.
윤석천 경제평론가는 "한은의 금리 동결은 고육지책이다"며 "지난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후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늘고 있다. 한국도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동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행은 현재 금리 가용성을 잃었다"며 "이명박 정권 후반 경기가 좋았을 때 금리를 올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3조5000억원 가량 팔았다. 연간 기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는 2011년 이후 4년 만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에만 국내 주식을 약 3조1000억원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향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이 미국의 금리 인상과 너무 동떨어져선 안된다. 한은도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이에 대비해 정부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는 정책 수준을 제대로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천 평론가는 "미국이 올해 금리를 한번 더 올리면 한은도 외국인 자금이탈 문제 때문에 올려야 한다"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은의 기준금리 정책은 더욱 진퇴양난에 빠진다"고 밝혔다.
한은이 올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미국이 금리를 4번은 올려야 한은이 1번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올해 미국은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 인상을 1~2 차례에 그칠 것으로 본다. 한은은 올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