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 평가 엇갈려, 허수경영이라는 지적도
황창규 KT회장이 임기 2년을 앞두고 있다. 황 회장은 2014년 1월 KT에 취임한 뒤 조직을 효율화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힘썼다.하지만 각종 성과에 대한 내부 평가는 엇갈린다.
한마디로 인터넷은행 사업자로 선정된 것,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말고는 뚜렷하게 보여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전임자인 이석채 前회장이 벌여놓은 일들의 사후수습을 무난하게 한 것만해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을만하지만 이같은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은 황창규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그만큼 컸다는 반증일 것이다.
◇최대 성과는 인터넷 전문은행
"역시 황창규는 다르다"라는 평가를 얻은 성과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였다. 이 사업을 통해 KT의 통신 인프라와 계열사인 BC카드의 금융정보 인프라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KT는 평창지역 국가 재난통신망 시범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5G(5세대 이동통신)를 세계 최초로 실현할 계획이다. 국제적으로는 대형 해저 케이블 사업을 수주하는 등 기간 통신망 사업자로서 인정받고 있다.
추진 스타일도 과감하다. 삼성전자에서 ‘황의 법칙’을 내세워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이끌었던 과정과 유사하다. 황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도가 매년 2배 오른다는 그의 주장에서 나왔다.
◇'친화력' 등 리더십은 인정받고 있지만....'허수경영' 지적도
이런 황 회장의 경영 성과와 스타일을 두고 내부 반응은 엇갈린다.
황 회장은 직원을 대하는 친화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 KT관계자는 “자기 성과만 과시하기보다 직원을 챙기는 편”이라며 “경영인 출신답게 조직을 아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9월 기자 간담회 당시 황 회장은 2년간 KT가 흑자전환한 공을 직원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임 이석채 회장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조직을 이끌었다면 황 회장은 부드러운 편”이라면서 “경영 성과나 현장 분위기도 전 회장 때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석채 전 회장은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공직자 출신이다.
경영 성과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지적이 나온다. 실적은 흑자 전환했지만 이는 실질적인 결과 없는 ‘허수경영’이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전임 회장은 우량 자산을 팔아 실적을 냈다면 이번 회장 때는 계열사를 매각해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에서는 IoT다, 기가 인터넷이다 하면서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실제 현장업무에서는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하반기 성공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나 해저 케이블 사업 수주도 전부터 일상적으로 하던 업무이지 황 회장이 특별하게 추진한 사업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실무 직원들은 인사나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황 회장 임기 첫해에 KT는 8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최근 사내에선 황 회장 최측근인 삼성출신 김인회 부사장이 비서실장으로 간 것에 대한 말도 나왔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직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회사에선 부인하지만 유선 사업 매출이 떨어져 그 부분에서 일하는 사람이 결국 퇴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