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급락시 집주인 5.1%는 보증금 못 갚아
자료=한국은행
전월세보증금이 20% 급락하면 전체 임대가구의 5.1%는 금융기관에 손을 벌려도 보증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2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월세보증금 부채가 금융자산을 초과하는 가구의 비중이 전체 임대가구의 43.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후속 임차인의 전월세보증금으로 기존 보증금을 상환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이들 임대가구 중 실제로 전월세보증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가구는 현재로서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월세보증금이 갑자기 떨어지면 가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보증금이 20% 급락하는 상황에서는 전체 임대가구의 11.9%가 추가 차입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체 전월세보증금의 1.9% 규모다.
또 전체 임대가구의 5.1%(전체 전월세보증금의 0.9% 규모)는 차입을 하더라도 보증금 반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반환 위험이 높은 전월세 보증금의 차액 규모는 크지 않으나 관련 전월세가구 수가 적지 않다”며 “앞으로 전월세시장이 경색될 경우 가계 전반의 금융 및 실물거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전국 아파트의 전세 가격은 전년보다 20.2% 하락한 바 있다.
지난해 한은과 국토교통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보증금이 있는 임차가구는 국내 전체 1800만 가구의 41.1%인 746만 가구(전세 353만 가구, 보증부 월세 393만 가구)로 집계됐다.
한은은 주거실태조사 미시자료를 토대로 전체 353만 전세가구의 12.1%인 43만 가구가 자가보유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고 이중 약 60%인 26만 가구는 자가전환시 대출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26만 가구가 모두 자가로 전환할 경우 대출규모 추정치는 약 34조원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매매수요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전세의 자가 전환과 이에 따른 추가 대출 규모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