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정 수행 적임자" vs 野 "회전문 인사"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경제부총리 등 5명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3기 경제팀 수장으로 정치인인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을 낙점하면서 국회와의 관계 회복을 시도하는 한편 집권 후반기 안정을 도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여야는 예상대로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 정치인 출신 경제수장 "경제입법 관철" 의지
유일호 후보자가 새로운 경제사령탑으로 지명된 것은 최근 국회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박근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 등이 번번히 국회의 벽에 가로막혀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원심력이 강해지는 집권 후반기에 여권에 대한 장악력은 물론 야권에 대한 소통력까지 강화하겠다는 차원에서 정치인 출신을 지목했다는 이유다.
당초 경제부총리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경제정책 운용을 위해선 관료 출신이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청문회 정국에서 무난한 인물이라는 평도 있다. 자칫 총선을 앞두고 청문회에서 각종 의혹이 새롭게 제기될 경우 벌어질 인사 후폭풍을 우려했다는 의미다. 유 후보자는 이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임명돼 높은 청문회의 문턱을 한 차례 넘었다. 비록 일부 의혹이 제기되긴 했지만 국회 벽을 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 집권 후반기 '안정'에 중점
2기 내각이 정권 탄생의 공신들로 이뤄진 실세형 내각이었다면 3기 내각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로 이뤄진 안정형 내각으로 분류된다.
유일호 후보자가 지난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을 때 비서실장을 지낸 만큼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잘 이해하고 추진할 동력도 지녔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도 개각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현 경제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6년에 대해 구조개혁 및 중점 과제들에 대해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3기 내각은 지난 3년 동안 제시하고 추진한 중점 과제들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내각이다.
◇ 與 "국정 과제 추진 적임자" vs 野 "땜질식 회전문·보은 인사"
여야는 5개 부처에 대한 개각 발표가 이뤄지자 곧바로 정반대의 평가를 내렸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와 4대 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라며 환영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총선 일시에 쫓겨 전문성 담보에 실패한 개각"이라고 혹평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일호 후보자는 경제통으로 경제위기에 빠져있는 현 대한민국을 경제 재도약의 길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인사들은 전문성과 명망을 두루 갖춘 인사들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와 4대 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들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의 내실을 다져 작금의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타파하고 꽉 막힌 정국을 뚫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오늘 개각은 땜질식 회전문 인사, 보은 인사라는 것 외에는 별 특징을 찾을 수 없다"며 "단지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임하는 장관들을 대신할 총선 지원용 개각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김 대변인은 "국토부 장관을 맡았다가 총선 출마를 위해 물러났던 유일호 후보자를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기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인재풀이 빈약하다지만 대통령이 믿고 쓸 사람이 그렇게 없는지 답답하고, 한치 앞도 내다보지 않고 개각을 했었다는 말인지 황당하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