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장사업 진출 속도 높이기 위한 차량용 반도체 업체 인수 가능성 대두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스마트카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가운데 반도체 및 자동차 업계에선 삼성이 굴지의 차량용 반도체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자동차 사업 진출을 위한 전장사업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자동차 전장이란 차량에 들어가는 모든 전자 장치를 말하는데 이 중 핵심이 되는 것은 차량용 반도체다.
차량용 반도체에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센서 등 대략 200여개의 반도체가 사용되며 하이브리드차에는 이보다 10 배 많은 반도체 부품이 필요하다. 전기차 및 스마트카 시장 보급이 늘어날수록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IT컨설팅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8년까지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364억 달러(약 43조4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부문에서 가장 성장가능성이 높은 분야가 차량용 반도체 부문이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은 네비게이션 등 카인포테인먼트에 필요한 반도체 부품 개발에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아직까진 차량용 반도체는 삼성의 주력 분야가 아니란 점이다. 삼성은 메모리 시장에선 절대 강자를 지키고 있고 차량용 반도체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부문은 메모리만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엑시노스8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개발하며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검증받는 정도다.
한 반도체 업계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는 일반 반도체보다 전문성이 요구돼 진입장벽도 높아 시장에 합류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완성차 업계와 제조사간 유대도 끈끈해 새로 진출한 업체가 활로를 뚫는 것이 쉽진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바로 차량용 반도체 업체 인수 가능성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장사업을 위해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며 “르네사스와 인피니언과 같이 자국의 보호가 강한 곳을 피해 눈을 돌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어서 후보로 꼽는 곳 중 한 곳은 ST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다. 세계3위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이곳은 파워트레인과 특히 삼성에서 역량강화 부문으로 고려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잇따른 기술기업 인수합병 행보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 이후 삼성은 기술기업을 인수하며 신사업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루프페이를 인수해 삼성페이의 성공을 이끌었던 것이 대표적 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삼성은 구글 등 경쟁사들에 비해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선 후발주자인데 일일이 개발하려다 보면 1~2년이 금방 간다”며 “차량용 반도체는 온도변화 등 내구성이 다르고 자동차 특성에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아 이미 존재하는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엄민우 기자 mw@sisabiz.com